[광주/전남]함평군, 상하이 임정청사 복원-개관

  • 입력 2009년 6월 30일 06시 22분


독립운동가 김철 선생 고향 마을

임정청사 마련 주역… 재무장 지내

함평군, 독립운동 테마거리도 조성

‘나비의 고장’ 전남 함평군이 ‘항일의 고장’으로 우뚝 서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上海)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를 원래 모습대로 복원하고 독립운동사 테마 거리 조성에 나서는 등 ‘역사문화고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상하이 임정 청사 복원=함평군은 29일 독립운동가 일강 김철 선생(1886∼1934)의 고향인 신광면 함정리 구봉마을에서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개관식을 가졌다. 임정 청사는 1926년부터 1932년까지 국내외 독립운동의 지휘본부 구실을 했던 곳으로 상하이 도심 중심가인 루완(盧灣) 구에 3층 붉은 벽돌집 형태로 보존돼 있다.

복원된 청사는 전체 면적 620m² 규모의 3층 건물로 상하이 임정 청사 재현 공간과 관람객이 독립운동가의 투쟁과 고난사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내부는 김구 선생 집무실, 정부 집무실, 회의실, 침실 등을 그대로 재현했으며 80여 년 전에 사용됐던 책상과 의자, 침대는 물론 각종 사무기기를 중국에서 직접 제작해 들여왔다.

중국 현지 임정 청사의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과 화장실, 부엌, 창문 등도 옛 모습대로 복원하고 좌변기, 커튼, 전구, 숟가락, 재떨이 등 소품은 중국 고건축업체에서 수집했다.

‘1920년대 상하이’, ‘일제의 만행과 고문’, ‘함평에 품은 임시정부’라는 3개의 전시공간을 마련해 관람객이 직접 그 시절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항일의 고장으로 자리 매김=청사가 복원된 함정리에는 김철 선생의 유적이 많다. 함평군은 선생의 애국정신을 재조명하고 업적을 기리기 위해 사당과 기념관, 생활관, 생가 등을 건립해 2003년 6월 개관했다.

천석꾼 집안에서 태어난 김철 선생은 독립운동에 뜻을 두고 가산을 처분한 뒤 1917년 상하이로 망명해 임정 청사 마련 자금을 댔고 임정의 재무장, 군무장, 비서장 등을 지냈다.

함평군은 임정 청사 복원에 이어 청사 주변에 내년 말까지 30억 원을 들여 당시 중국 거리를 재현하고 독립군 생활 터, 독립군 훈련체험장 등을 마련해 ‘독립운동사 테마 거리’를 조성하기로 했다. 앞서 조성한 해보면 금덕리의 문장 3·1운동 기념공원, 안후덕 선생의 생가, 의병장 심수택 기념관 등을 연계해 역사문화 체험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석형 함평군수는 “청사를 원형과 가깝게 복원하기 위해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입수한 당시 건물 설계도면과 중국 현지에서 찍은 사진을 꼼꼼히 검토했다”며 “항일 관련 사업이 끝나면 민족의식을 발현하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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