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는 귀찮고, 전화는 부담”…‘음성 메시지’ 젊은층 인기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21일 15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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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모니카 그로스 씨는 최근 한 하우스 파티에서 많은 사람들이 화장실,

복도, 조용한 구석 등을 찾아 음성메시지를 녹음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이후 그로스 씨 또한 음성 녹음에 빠졌다. 머릿 속에 잡다하게 떠오르는 것이 많을 때 생각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애용한다고 했다.



20일 워싱턴포스트(WP)는 문자메시지, 직접 통화 등의 대안으로 음성 메시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녹음 버튼을 누르고 혼잣말만 하면 끝나므로 화면을 계속 쳐다봐야 하는 ‘문자가 주는 피로’를 덜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일방적으로 대화를 시작하거나 끊을 수 없는 통화와 달리 자신이 원하는 때에 말하고 중단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여겨진다.

문자메시지는 발신자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음성메시지는 목소리를 듣고 친밀감을 나눌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데이팅앱 ‘힌지’에 따르면 음성메시지를 주고받은 회원들은 그렇지 않은 회원에 비해 만남이 성사될 확률이 48% 높았다.

특히 직접 통화에 부담을 느끼는 청년층이 음성메시지를 애용한다. 뉴욕 페이스대의 리오라 트루브 연구원은 WP에 “젊은층은 상대방의 일상을 방해할까 두려워 전화를 ‘금기’로 여긴다”며 음성메시지는 실제로 통화하지 않아도 통화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고 진단했다.

음성메시지 기능은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챗’이 2011년 처음 선보였다. 2014년 애플이 ‘아이메시지’(애플 기기 사용자끼리 사용하는 메신저)에 도입하면서 널리 확산했다. 2022년 기준 매일 70억 개의 음성메시지가 전송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X(옛 트위터), 스냅챗 등 주요 소셜미디어 또한 음성메시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스냅챗은 최근 2년간 회원들의 음성메시지 사용량이 50% 늘었다고 밝혔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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