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금호고속 ‘63년째 무분규’

  • 입력 2009년 6월 26일 07시 00분


노사 2009 임금협약 무교섭 타결… 상생협력다져

금호고속㈜ 노사가 2009년 임금협약을 타결해 ‘63년 무분규 사업장’ 역사를 쓰게 됐다.

금호고속은 24일 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광주종합터미널)에서 김성산 사장과 박석길 노조 광주분회장이 참석해 임금협상을 갖고 임금 동결에 합의했다. 노조 측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임금협약을 무교섭으로 회사에 위임했고 사측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원 연봉을 10% 반납하기로 했다.

금호고속 노조는 한국노총 산하 전국자동차노조연맹 소속으로 서울과 광주분회가 별도로 회사 측과 협상을 벌이지만 사전 조율을 통해 동시 타결을 이뤄내 회사를 창립한 1947년 이래 63년째 무분규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노사는 이날 노사상생 협력 선언을 통해 신뢰와 화합을 바탕으로 경영위기에 대처하고 고용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금호고속은 임금협상을 무분규로 타결함에 따라 노동부 ‘노사상생 양보교섭 실천 기업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인증을 받은 기업은 2년간 정기 근로감독 면제와 신용보증 한도 우대 등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된다.

‘63년 무분규 전통’은 ‘가족 경영’으로 통하는 상호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금호고속은 1997년 외환위기 때도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현안이 있건 없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상생의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회사 임원과 팀장, 노조 전임자들이 참석하는 회의 외에도 매월 한 차례 노조와 사측이 조찬 모임을 갖고 있다. 부부 동반 워크숍, 고객행복 기원 캠페인 등을 통해 노사화합을 다지고 있다.

1992년 운송업계 최초로 정년퇴직을 앞둔 사원들의 건강 상태 등을 체크해 1년 단위로 최고 4년까지 연장 근무하는 ‘촉탁제’를 도입하는 등 고용안정에 노력하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1789명 중 106명이 촉탁제 혜택을 받고 있다.

한 자녀에 한해 대학까지 학자금을 지원하고 주택 구입과 전세 및 결혼자금 대출, 장애인 가족 직원 생활비 지원 등 다양한 후생 복지제도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김성산 사장은 “회사 발전의 양 축인 노사가 소통하고 이해하면서 무분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며 “최고의 서비스와 안전운행을 통해 업계 선두 자리를 굳게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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