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00]국내 유일 비행장 교육 인프라 갖춘 한서대 항공기계학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2일 1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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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대 항공학부가 국내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보잉737 비행기. 항공학부안에 있는 모든 학과는 이 비행기를 이용해 교육, 실습을 한다. 항공기계학과 학생들이 보잉 737 정비실습을 하고 있다. 한서대 제공
한서대 항공학부가 국내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보잉737 비행기. 항공학부안에 있는 모든 학과는 이 비행기를 이용해 교육, 실습을 한다. 항공기계학과 학생들이 보잉 737 정비실습을 하고 있다. 한서대 제공
흔히 정비를 고장 난 물건을 고치는 수리(repair)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정비란 ‘모든 생산품에 대해 최적의 상태를 유지 시킨다’는 엄중한 의미를 띤다. 더구나 항공기 정비는 그 성패 여부에 따라 수백 명의 인명과 수백억 떠는 수천억 원의 재산 피해를 가져올 수 있어 그 중요성은 어떤 분야의 정비보다도 크다. 항공정비의 전망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더 할 나위 없이 밝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Global and Regional 20-year Forecasts 2010-2030’ 보고서에서 세계항공 교통량의 지속적인 증가로 2030년까지 36만 명의 항공정비사가 부족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 더해 항공을 중심으로 도로, 철도를 연계한 인터모달 교통수단(intermodal transportation)의 등장으로 항공정비사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서대 항공기계학과는 국내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비행장을 갖춘 태안캠퍼스에 있다. 학과가 속해있는 항공학부안에는 비행 관련 모든 학과가 망라돼 있다. 학부 안에는 별도의 비행교육원과 항공교통관제교육원, 항공기술교육원 등이 있어 학과의 실습교육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서대 항공교육 인프라는 세계적이다. 그 명성에 걸맞게 학부에는 중국,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지에서의 유학생은 물론이고 국내 항공학과 대학에서도 한서대에 위탁 교육을 의뢰하고 있다.

항공기계학과는 2001년 개설돼 지금까지 항공기계 전문 인력을 양성해오고 있다. 학과는 지난 2014년 학부 내 4개 학과와 메디치(Medici)형 항공인력 양성사업단을 구성해 교육부 선정 지방대학 특성화학과(CK-1)로 선정됐고 올해 실시된 중간평가에서도 높은 성적을 받아 사업을 지속하게 됐다. 학과는 2007년부터 국토교통부 지정 항공정비사 전문교육기관인 항공기술교육원을 열고 항공정비사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한서대는 2015년 국내 대학 가운데 최초로 ‘세스나 항공 정비 교육 인증기관’으로 선정돼 교육의 질 향상은 물론이고 취업에 연관된 교육을 하는데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이는 학생들의 항공기 정비능력을 향상시켜 대형 항공사에 진출시키는데 유리한 조건을 갖추게 됐다는데 의미다. 학과는 이번 인증을 계기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로부터 많은 정비교육 유학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공기계학과의 교육 목표는 항공기계 분야 전문 지식을 겸비한 항공정비사와 항공기계 시스템 설계 및 해석 능력을 지닌 창의적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것이다. 이의 실현을 위해 학과의 커리큘럼은 △기초 원리의 학습을 통한 응용 및 연구 능력 배양 △응용 역학의 학습을 통한 전문 지식의 심화 △실험 실습 교육의 강화를 통한 현장 적응 능력 배양 △현장 맞춤형 교육을 통한 능동적 대처 능력을 기를 수 있게 짜여져 있다.

이 학과 학생들은 AutoCAD, CATIA,(설계프로그램) 3D 프린팅과 같은 설계 과목과 열유체역학, 구조역학, 정·동역학, 제어와 같은 역학 과목을 공부한 후 항공기 계통공학, 전산응용해석, 최적설계, 유체·구조 실험과 같은 실무형 과목을 이수한다. 학과는 학생들의 교육에 필요한 다양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서 공학 소프트웨어(SW) 기반의 실무 교육을 충실히 하고 있다.

전공과정은 크게 항공정비사 양성 과정과 항공기계 분야 엔지니어 양성 과정으로 나뉜다. 항공정비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2학년 때 항공정비사 전문 인력 양성 기관인 항공기술교육원에 입교해 정비사에 필요한 전공과목들을 배우며 항공기계 분야 엔지니어 전공은 항공기 설계 및 구조, 제어, 열유동 해석 과목들을 꼭 이수해야 한다. 항공기술교육원은 이 학과 학생들을 실습 능력이 뛰어난 엔지니어로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육원은 이 학과와 항공전자공학과 2학년 학생들을 가운데 매년 30명을 선발해 학기와 방학기간 동안 정비 실습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원에는 항공기 도면을 이해하기 위한 항공기 설계실을 비롯해 기체정비 실습실, 엔진정비 실습실, 항공전자장비 실습실 등이 있어 항공기 전반에 대한 이해를 통해 정비능력을 기를 수 있다. 또 교육원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운용중인 보잉 737기와 경비행기인 세스나 172 항공기를 이용한 실습을 하고 있다. 항공기계학과 학회장인 강선오씨(3학년) “전공 교과서에서 배우는 항공기와 관련된 어려운 역학들을 실제 항공기를 통해 살펴봄으로써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점이 우리 학과의 장점”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강선오씨는 또 “학과가 특성화사업단에 선정됨으로써 항공기계학과 학생도 항공기에 탑승해 조종할 수 있는 조종체험을 지원해준다. 덕분에 항공기의 동작 메케니즘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다른 학교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소중한 교육의 기회와 경험들을 우리가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과의 2014년 취업률은 79.5%(대입정보포털)


한서대 항공기계학과 학생들이 태안캠퍼스 기술교육원에서 세스나 항공기 정비 실습을 하고 있다. 한서대 제공
한서대 항공기계학과 학생들이 태안캠퍼스 기술교육원에서 세스나 항공기 정비 실습을 하고 있다. 한서대 제공
취업률이 높은 이유는 항공수요와 맞물려 증가하는 항공기계정비사의 부족, 항공기계와 여타 산업과의 연관성 때문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티웨이, 에어부산 등 민간 대형 항공사,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항공기 제조업체와 유콘, 퍼스텍 등이 항공관련 정비업체 등이 주요 취업처다. 최근에는 항공기계와 관련이 있는 자동차 설계 및 제조업체, 기계부품 설계 업체에서도 이 학과 전공자를 받아들이고 있다. 또 졸업 후 공군과 해군 장교로 복무하거나 공항공사 등 항공 분야 공기업에 취업도 가능하다. 국방과학연구소, 항공우주연구원, 자동차부품연구원 등에도 이학과 졸업생이 있다.

이 출신들은 취업뿐 아니라 실무현장에서도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학과장인 장경식 교수는 그 이유를 “아시아 최고의 항공 인프라를 갖춘 항공 교육기관에 걸 맞는 이론과 실습 교육 덕에 현장 적응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항공기계학과 학부 및 대학원을 졸업한 후 국방과학연구소에 취업한 조영희씨(06학번)는 “처음 학교에 갔을 때 학과가 있는 태안 캠퍼스가 너무 외진 곳에 있어 불만스러웠지만 오히려 마음을 바꾸니 공부에 집중 할 수 있는 천혜의 요새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수님들이 기숙사에 같이 거주하면서 낮밤을 가리지 않고 같이 연구하고 지도해 주신덕분에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연구소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학과가 가진 인프라 및 교수들의 열정에 감사함을 표했다.

학과가 다양한 동아리도 이 학과의 자랑거리다.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실무를 익힌다. 대표적인 동아리로는 무인 항공기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여 항공기 비행 성능을 평가하는 ‘날트리’, 차체 프레임을 직접 용접하고 소형 엔진을 장착하여 주행하는 자동차 자작 동아리 ‘Revolt’, 로켓의 외형을 공기역학적으로 설계하고 추진제와 노즐을 제작하여 실제로 발사해보는 로켓 동아리 ‘HEART’ 등이 있다. 이 외에도 학술제와 학습 공동체를 통해 전공에서 배운 내용을 실제 항공기계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다양한 전공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이 학과의 장학금은 풍부한 편이다. 학과의 평균 장학금 지급액은 498만원이었다.(2015학년도 기준. 교내, 교외, 특성화 장학금 포함). 2017학년도에는 수시에서 23명, 정시에서 17명을 선발한다. 2016학년 수시 합격자 내신 성적은 2,6등급 이었고 정시 합격자 수능 성적은 평균 2.3등급 이었다.

서산=지명훈 기자(jm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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