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다함께/다문화, 해외서 배운다]<6>유럽의 이민자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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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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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더블린의 귀화·이민청(INIS). INIS는 난민과 이민, 시민권, 비자 등과 관련된 서비스를 한 곳에서 처리하기 위해 2005년 만들어졌다. 더블린=유덕영 기
아일랜드 더블린의 귀화·이민청(INIS). INIS는 난민과 이민, 시민권, 비자 등과 관련된 서비스를 한 곳에서 처리하기 위해 2005년 만들어졌다. 더블린=유덕영 기
EU 불법체류 1200만… 단속은 강화 인재는 영입

불법이민자 최대 6개월 억류… 추방후 5년간 재입국 금지
비숙련자 유입 최대한 억제… 전문직엔 이민절차 간소화


유럽 등 선진국들은 인구가 줄어들면서 부족해진 노동력을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메웠고, 이를 통해 경제 성장을 지속했다. 이런 정책은 다른 한편으로 불법 체류자를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때문에 각국은 불법 체류자를 줄이면서 자국에 필요한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이민자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 유럽도 불법 체류자 ‘골치’

유럽연합(EU) 내에 머물고 있는 불법 체류자는 약 1200만 명으로 추산된다. EU는 인권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불법 이민자의 억류 및 추방 규칙’에 합의했다. 불법 이민자 억류 기간을 최대 6개월로 제한하되 당사자가 협조를 거부할 경우 추가로 12개월 동안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 한 번 추방된 불법 이민자는 원칙적으로 5년간 재입국이 금지된다.

프랑스는 불법 체류자 본국 송환을 기본 방침으로 삼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집권한 후 불법 체류자 단속이 더욱 활발해졌다. 지난달에는 프랑스 경찰이 프랑스와 영국을 잇는 도버해협 근처에 설치된 불법 이민자들의 임시 캠프를 해체하기도 했다.

불법 체류자의 자발적 출국도 지원한다. 국제이주기구(IOM)에서는 불법 체류자들이 스스로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돕는 ‘자발적 귀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본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비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불법 체류자들을 인도적 차원에서 돕고 있는 것.

○ 이민 자격도 강화…필요 인원만 적극적 수용

최근 들어 유럽은 불법 이민자의 유입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이민 자격을 강화하고 있다. 처음에는 합법적인 이민자로 입국했더라도 체류기한을 넘겨 불법 체류자가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침체로 일자리가 줄면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비숙련 노동자의 유입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반면 유럽 각국은 자국이 필요로 하는 이민자들에 대해서는 혜택을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EU는 의사나 간호사, 기술자 등 전문직이나 숙련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이민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블루카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덴마크에서는 현재 자국에서 부족한 인재를 이주민으로 메우기 위한 방안으로 포지티브 리스트(Positive list)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덴마크에 부족한 특정 직업을 가진 이민자들에 게는 이민 수속과 체류 허가 기간 등에 혜택을 주는 것. 이런 제도는 스웨덴 등 다른 나라에서도 다른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다.

국적 취득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덴마크의 경우 국적 신청 자격을 얻으려면 9∼10년 거주 기간이 필요하고, 까다로운 덴마크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2002년 이후에만 덴마크어 시험이 네 차례 강화됐다. 영국과 프랑스는 언어 구사 능력은 물론 자국에서의 생활에 대한 일정 수준의 지식을 요구하고 있다.

○ 주민자치권 확대 추세

유럽에서는 대체로 외국인의 주민자치권을 인정하고 있다. 스웨덴 덴마크 아일랜드 등에서는 영주권자가 지방선거에 참여할 수 있고, 프랑스 독일 영국 등에서는 특정 조건을 갖춘 영주권자에게는 이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특히 2007년 아일랜드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흑인 시장이 당선되기도 했다.

전북대 사회학과 설동훈 교수는 “유럽 각국의 이민자 수용은 인도적 차원에서 난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국제사회의 의무로 생각하고 있으면서 다른 한 축으로는 국익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이민자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더블린·코펜하겐=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파리·런던=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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