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문화&사람]<23>포천 한과문화박물관 김규흔 관장

  • 입력 2008년 4월 28일 02시 59분


1000년 전통과자 ‘맛의 역사’ 한눈에

전통 과자인 한과는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등장할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민족 문화의 숨결이 담긴 한과가 박물관의 주제로 등장했다. 25일 공식 개관한 경기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한과문화박물관.

김규흔(55) 관장은 “30년간 한과 만들기 외길을 걸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박물관을 세웠다”고 말했다.

○ 2005년 국가 지정 한과 명인

한과의 장점을 묻자 그는 “18만 원인 찹쌀 한 가마에 몇 톨이 들었는지 아느냐”고 되물었다. 약 400만 톨이 들어 있으며 유과 1개 제조에는 22톨(0.99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발효시킨 찹쌀로 만들어 몸에 좋다는 설명에 앞서 유과의 제조 성분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2005년 국가지정 ‘한과 명인’이 됐다. 지난해에는 그가 만든 한과 제품이 청와대의 명절 선물로 선정됐다.

한과에 초콜릿을 입혀 밸런타인데이에 팔고, 한입 크기의 소형 유과를 만들어 국내 처음으로 개별 포장해 판매하는 등 시대에 맞게 한과를 만들어 내는 열정이 있었다.

명인으로 지정되자마자 미래 소비자이자 한과 역사를 알아야 할 어린이가 한과에 관심과 애정을 갖도록 하자는 생각에 박물관을 세웠다.

김 관장은 “박물관 다음으로는 학생들에게 한과를 가르칠 수 있는 전문 교육기관 설립이 나의 마지막 목표”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삼국유사 등 한과의 역사를 기록한 문헌을 소개한다. 약과와 유과 등 대표적인 한과 제조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대형 업체에서 만드는 과자와 달리 한과를 만들 때는 인공 색소 대신 자줏빛은 백련초, 노랑은 치자나 송홧가루 등을 이용한다는 내용을 알려준다.

한과 재료인 쌀 콩 밀 보리 조 수수를 재배할 때 사용한 옛 농기구도 전시했다.

또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 시기별로 어떤 한과를 애용했는지 소개한다. 단오, 유두 등 세시별로 먹던 한과의 종류가 어떻게 다른지도 설명한다.

현재 만드는 한과 100여 종의 견본품을 함께 볼 수 있다. 중국, 일본의 전통 과자도 전시했다.

○ 근처에 산정호수-평강식물원

약과와 유과를 만드는 체험프로그램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가능하다.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에게는 김규흔 명인 명의의 수료증을 발급한다. 다도, 예절교육, 한지공예 프로그램도 있다.

서울 면적의 1.4배인 포천시에서도 북쪽 끝에 있다. 명성산과 산정호수, 평강식물원이 가깝다.

신북면의 신북온천과 허브아일랜드, 일동면의 대형 목욕탕, 이동면의 이동갈비촌을 찾는 일정도 괜찮다.

더 북쪽으로는 제2땅굴과 옛 조선노동당사를 볼 수 있는 강원 철원의 안보관광지가 30분 거리에 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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