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지자체 순례]<8>대구

  • 입력 2005년 2월 20일 18시 02분


코멘트
전통적인 섬유도시 대구에 ‘첨단기업 유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델파이㈜는 서울에 있던 본사를 대구로 옮겼다. 한국모비스㈜ 등과 함께 국내 4대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중 하나인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8300억 원 규모로 재무구조가 탄탄하다.

이 회사 유치에 적지 않은 공을 들인 대구시는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대구시의 지원 외에도 지리적으로 대구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등 완성차 제조업체와 가깝고 우수한 소재업체가 많은 점이 이 회사의 본사 이전에 영향을 끼쳤다는 게 중론이다. ▽대구를 첨단기업 도시로=대구시가 최근 1, 2년 사이 대구 성서산업단지에 유치한 첨단 기업들이 지역경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업체인 희성전자㈜ 등 성서3차 산업단지에 입주한 12개 업체의 지난해 매출은 7600여억 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들 기업의 올해 매출은 1조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는 올해도 첨단산업단지 조성과 기업 유치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올해 시정 슬로건도 ‘기업이 살아야 대구가 삽니다’로 정했다.

2006년 12월까지 173개 업체가 입주해 공장을 가동할 달성2차 산업단지(68만 평)는 기계금속, 자동차부품 제조 업종이 75%를 차지하며 올해 말까지 기반 조성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 우량 기업 유치를 위해 공장용 땅값도 수도권에 비해 30%가량 싸게 정해졌다.

달성2차 산업단지 내 8만 평은 외국인 기업에만 분양한다. 달서구 성서4차 산업단지(12만여 평)와 옛 삼성상용차 부지(6만여 평)에도 28개 첨단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대구경북연구원 신산업연구팀 이석희(李石憙) 연구위원은 “최근 유치한 30여 개의 첨단 기업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이들 기업이 기존 업계에 기술을 이전하고 연관업체가 등장해 고용이 늘어나면 곧 대구의 산업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밖에 유치원생 및 초중고교생 3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구외국인학교도 2007년 3월경 개교해 외국인 기업 유치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음악도시도 꿈꾼다=19일 오후 5시 반 대형 뮤지컬 ‘맘마미아’의 공연이 진행된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 위 배우들이 1970년대 인기보컬 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을 부르면서 춤을 추자 1300여 명의 관객이 대부분 일어나 흥겹게 노래를 따라 부른 뒤 손뼉을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대구가 흥겨운 뮤지컬 공연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달 15일 개막돼 다음 달 초까지 공연되는 이 뮤지컬은 관객이 이미 4만 명을 넘어섰다. 이런 공연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은 2003년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문을 열면서부터. 오페라전용관으로 건립돼 최첨단 시설을 갖춘 대구오페라하우스는 1500여 개의 객석을 갖췄다.

대구학생문화센터와 각 구청 문화회관 등 최근 문을 연 10여 곳의 문화예술회관에서도 다양한 공연이 열려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그러나 과제도 없지 않다. 대구시는 2004년 10월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1회 대구국제오페라페스티벌을 열었으나 예산 부족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음악평론가 탁계석(卓桂奭·52) 씨는 “겨울연가가 몰고 온 ‘한류 열풍’으로 상당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생긴 것처럼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대구오페라 축제를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구시의 재정이 어렵다면 대구오페라하우스를 국립화해 정부 예산이 지원될 수 있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조해녕 대구시장▼

“대구 경제가 올해 하반기부터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15일 오후 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대구 성서산업단지의 한 업체를 둘러보고 사무실로 돌아온 조해녕(曺海寧) 대구시장의 표정이 밝았다.

조 시장은 이날 방문한 업체 대표가 “연구개발과 판로개척을 동시에 하다보니 운영자금이 부족하다”고 하자 “금융기관 대출에 필요한 보증을 대구시가 서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한 뒤 돌아왔다.

그는 이처럼 한 달에 1, 2차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일을 2년째 해오고 있다.

조 시장은 “지역경제계가 올해 1만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은 데다 노사정이 지역경제 살리기를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는 등 상당히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경쟁력이 곧 도시의 경쟁력”이라며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산업용지를 적기에 공급하고 다양한 유인책을 제시해 국내외 기업들이 투자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최근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2011년에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는 또 “올해를 대구의 대중교통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출발점으로 삼아 시내버스 준공영제와 첨단시내버스운행관리시스템(BMS) 등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챙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력:

△1943년 경북 경산 출생

△경북중·고교, 서울대 법대 졸업

△제10회 행정고시 합격(1971년)

△내무부 경북도 행정사무관△경남 창원시장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1990년)

△총무처장관(1996년)

△내무부장관(1997년)△대구시장(2002년∼)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