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崔법무 변호사시절 기고문 "검사-변호사 시각차 놀라워"

  • 입력 2001년 5월 24일 18시 39분


최경원 신임 법무장관(오른쪽)신승남 검찰청장 내정자의 인사를 받고 있다
최경원 신임 법무장관(오른쪽)신승남 검찰청장 내정자의 인사를 받고 있다
현직을 떠난 판사와 검사들은 하나같이 “변호사가 되면 현직에 있을 때는 몰랐던 많은 것을 보고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검사 최경원(崔慶元)’ 역시 마찬가지였다.

99년 5월 법무부 차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다가 2년 만인 24일 법무장관이 돼 친정으로 돌아온 최 장관. 그는 지난달 15일 발간된 검찰내부 소식지 ‘부내 회보’를 통해 3년차 변호사로서의 소회를 특유의 미려한 문체로 피력했다.

‘공직의 길, 공직 밖의 길’이라는 제목의 특별기고 서두에서 그는 만 30년의 검사 생활을 회상한 뒤 ‘초보 변호사’로서 느낀 생각을 털어놨다.

“가끔 당황하게 되는 것은 같은 사안을 놓고 검사와 변호사의 생각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하는 사례들을 접할 때입니다.” 완곡한 이 한마디에는 자신이 검사시절 무심코 대했던 변호사 선배들에 대한 미안함이 배어 있는 것 같다. 후배 검사와 의뢰인 사이를 오가는 역할 역시 쉽지는 않았던 것일까.

“후배들의 얼굴을 보면 현직을 떠나더니 사람이 달라졌구나, 속된 말로 변호사 다 됐구나 하는 실망스러운 표정이 완연하고 의뢰인들은 아직도 자기가 검사라고 착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 장관은 나머지 글의 대부분을 후배와 조직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데 할애했다.

“법무 검찰이 어려움을 겪을 때면 왜 그런지 마음이 쓰이고 아무리 변호사라 해도 검찰 후배들이 곤란해지는 일은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이어 최 장관은 ‘후배들과 자리를 함께 할 때가 마음이 편하고 대화도 자유롭게 느껴지는 것’을 법무 검찰 가족 모두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질’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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