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교통선진국]선진국형 체험식 운전교육 절실

  • 입력 2003년 4월 6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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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형 교통안전교육인 ‘드라이빙 스쿨’ 과정을 이수한 운전자들의 사고 발생률이 교육을 받기 전에 비해 4분의 1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험형 운전 교육을 통한 교통사고 예방을 목적으로 91년 11월 경기 용인시에 개설된 삼성 드라이빙 스쿨은 지금까지 운전자 1만여명에게 안전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 과정은 △차량점검 △운전자세와 사각지대 체험 △선회 운전 △장애물 회피 운전 △다양 상태에 따른 급제동 실습 △순간 판단 테스트 △자동차 경주 코스 체험 등으로 나눠져 있다.

▽교통사고가 얼마나 줄어들었을까〓99년부터 2000년까지 드라이빙 스쿨 과정을 거친 직업운전사(버스나 택시기사) 중 99년부터 2001년 사이에 사고를 낸 809명을 대상으로 사고 발생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교육 과정을 이수한 해에 611건이던 사고가 그 다음해에는 454건으로 25.69% 줄었다(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박천수 책임연구원의 연구결과).

운전 직종별로는 시내버스 운전사(27.8%)가 고속버스(17.7%)나 전세버스 운전사(15.4%)보다 높게 나타나 상대적으로 복잡한 교통환경에서 운행 빈도가 높은 차량의 운전사에게 교육 효과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유형별로는 △차대인(車對人) 사고 44.1% △접촉사고 39.6% △후진사고 35.0% 등의 순으로 사고가 줄어 드라이빙 스쿨이 운전자의 주의력 저하로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은 어떤가〓일본, 독일, 미국 등 교통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드라이빙 스쿨 교육이 활성화돼 있다. 강의실에서 이뤄지는 이론 교육만으로는 효과적인 안전 교육이 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정부나 자동차 회사, 물류업체들이 자체적인 드라이빙 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드라이빙 스쿨 1곳 외에 자동차 제조업체인 혼다자동차나 물류 택배회사인 사가와규빈 등 민간 업체가 운영하는 드라이빙 스쿨이 전국에 산재해 있다.

민간 전력회사인 일본 도후쿠전력은 사내 운전자들을 매년 혼다자동차가 개설한 운전 실습장에 위탁, 코너링 급제동 등 실제 운전에 필요한 교육을 3일 이상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이 덕분에 업무 차량 4500대가 일으키는 연간 교통사고 건수가 3건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4500대의 차량이 일으키는 교통사고는 평균 132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드라이빙 스쿨 이수 전후 사고 감소율 현황 (자료: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연령대감소율(%)
30대20.5
40대27.1
50대 이상29.7
평균 25.7

▽국내에서는〓건설교통부는 현재 교통안전공단에 ‘정부 차원의 드라이빙 스쿨 운영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건교부는 올 5월말경 나오는 용역 결과에 따라 △정부 직영 드라이빙 스쿨 운영△운수 및 물류회사가 지분을 출자하는 민간 드라이빙 스쿨 운영 △수강 의무화 대상 선정 방안 등을 하반기 중 결정할 방침이다.

박 연구원은 “법규 위반이나 사고로 벌점이 누적된 운전자들에게 실시되는 재교육 과정에 ‘드라이빙 스쿨’ 과정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드라이빙 스쿨 이수 전후 사고 발생 추이 (자료: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이수자 수(명) 이수 연도 이수 연도 다음해 감소율(%)
건수사고율(%)건수사고율(%)
99년815466.74150.624.1
2000년72855776.541356.725.9
합계 80961175.545456.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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