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책]김성호 ‘일본전산 이야기’ (쌤앤파커스·2009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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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큰 직원이 회사를 살린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 책은 불황기에도 10배 성장한 일본회사의 독특한 성공담이자,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생활해야 할지 뚜렷하게 일러주는 지침서다.

빨간색 표지에는 ‘회사가 무너지면 영원히 쉬게 된다’ ‘불황이라 한탄할 시간에 차라리 일을 하라’ ‘즉시 한다. 반드시 한다. 될 때까지 한다’ 등 근면성을 강조하는 고압적인 구호가 잔뜩 나열돼 있다. 맙소사! 창의력이 강조되는 21세기에 이런 새로울 것도 없는 고리타분한 구호가 불황을 이겨낸 노하우라니….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거부감을 느낄 만도 한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다 보면 한 가지 명확한 키워드가 잡힌다. 바로 주인정신이다. 의욕만 가득한 사장과 특별할 게 없는 직원으로 구성된 회사가 주인정신을 기반으로 한 열정과 패기로 일본 최고의 성공을 일군 사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내 삶을 노예가 아니라 주인으로 살고 싶은 마음은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욕망일 것이다.

주인이 종과 다른 점은 주변에서 흔히 살펴볼 수 있다. 영업이 끝날 무렵 식당에 갔을 때 이 시간에 온 손님이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주문을 받으러 오면, 주인이 아닐 확률이 높다. 그 시간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상냥한 얼굴로 반찬 하나라도 더 챙겨주는 사람이라면 십중팔구 주인이다.

주인과 종업원은 다르다. 주인은 능동적이고 열정적이다. 자기 목소리를 내고 항상 창의적인 해결책을 고민한다. 일본전산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 목소리가 큰 직원을 뽑은 것도 이러한 까닭이었다고 한다.

이 책은 주인정신에 기반한 ‘철저한 기본기’와 ‘할 수 있다’는 패기만이 불황을 뛰어넘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영업은 내가 혼을 불어 넣고 최선을 다해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올 때가 많다. 주인정신 없이 남이 시키는 대로만 영업을 해서는 쉽게 지치고 타성에 빠질 수 있다. 그렇다고 성실만이 최고의 덕목일까? 답은 ‘노(No)’다. 해당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면 자신이 일하는 분야의 작은 것 하나까지 막힘없이 설명하고 응용해 낼 실력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조직의 리더가 애정을 가지고 부하직원을 강하게 트레이닝한다면 기본기 다지기에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우리 금융투자업계의 경쟁력은 우수한 인력 보유 여부에서 차이가 난다. 핵심 인프라인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주인정신을 가진 직원을 뽑아 강하게 체계적으로 트레이닝시키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것이다. 자신이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호주머니의 송곳처럼 반드시 그 진가가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때 이른 더위가 시작됐다. 불황을 이겨내는 비법이 궁금하다면 더위가 심해지기 전에 이 책을 펼쳐보기를 추천한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김성호#강대석#신한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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