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10년 전, 10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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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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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2011년이 밝았다.

앞으로 10년 동안 어떤 국가와 기업이 성장하고, 누가 루저가 될까. 1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2000년은 미국의 시대였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압도적인 1위였다. 일본의 2배에 달했고, 6위였던 중국의 9배였다. 한국은 세계 12위였다.

최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0년의 경우 상반기 기준으로 경제규모는 미국-일본-중국-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브라질-캐나다-러시아-스페인-호주-한국(13위)-네덜란드-터키 순이었다. 지난 10년은 중국과 브라질 러시아의 부상, 일본의 쇠퇴가 가장 큰 흐름이다. 미국은 1위를 지켰지만 헤게모니가 흔들리고 있다.

기업들은 10년 동안 어떤 부침을 겪었을까. 경제잡지 ‘포천’은 매년 전년도 매출액 기준으로 글로벌 500대 기업을 발표한다. 포천은 10년 전에는 글로벌 순위 대신 미국 기업 순위만 발표했다. 2000년 1위 미국 기업은 제너럴모터스(GM). 당시만 해도 GM은 최고 회사였다. 그런데 10년 뒤 글로벌 랭킹에서는 빠졌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상장 폐지가 됐기 때문이다. (GM은 지난해 11월 재상장했다.) 2000년도에는 18위에 올랐다가 10년 뒤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엔론 같은 회사도 있다. 계속 잘나가는 기업도 있다. 10년 전 미국 2위였던 월마트는 10년 만에 매출이 두 배로 커지면서 글로벌 1위가 됐다.

성장 속도에서 월마트를 능가한 기업도 있다. 2000년 매출액이 260억 달러였던 삼성전자는 2009년에는 1089억 달러로 9년 만에 4배가 됐다. 애플은 10년 사이에 매출이 6배가 됐다. 그보다 더욱 놀라운 기업도 있다. 1998년 설립돼 2000년 명단에서는 ‘당연히’ 없던 구글은 10년 만에 글로벌 102위 기업으로 부상했다.

지난 10년 동안 포천 500대 기업 순위가 보여주듯 산업 생태계는 변화무쌍하다. 한때는 전 세계를 삼킬 것처럼 포효하던 소니는 디지털시대에 뒤처지면서 삼성전자에 2000년대 중반부터 밀렸다. 휴대전화에서 최강자였던 노키아는 애플이 주도한 스마트폰 파고에 휩쓸리면서 부진을 겪자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됐다.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내놓았을 때 기존 휴대전화 업체들은 “컴퓨터 회사가 무슨 휴대전화를…”라며 비웃었지만 그 역풍은 거셌다. 이처럼 산업계는 끊임없이 전진하지 않으면 뒤처진다.

그렇다면 ‘10년 후’ 포천 2020글로벌 500대 기업 순서는 어떻게 될까. 계속 순위가 상승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거침없는 성장은 계속될까. 현대자동차는 혼다자동차를 제칠 수 있을까. 한국 기업들은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가의 기업들에 밀려 순위가 하락할까. 500대 기업 명단에서 아예 탈락하는 기업도 나올까. 한국에서도 구글과 같은 스타기업이 나올까. 지난해 기준으로 포천 5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10개. 중국(46개)보다는 뒤지지만 인도(8), 브라질(7)보다는 앞선다.

또 ‘10년 후’ 국가별 GDP 순위에서 한국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앞의 호주나 스페인을 제칠까. 아니면 인구가 훨씬 많은 터키, 멕시코 같은 국가에 추월당할까. 결국 우리가 글로벌 경쟁에서 어떻게 하기에 달려 있을 것이다. 2020년이 궁금해진다.

공종식 산업부 차장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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