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인사이트]지역 경쟁력 있어야 부동산 가치도 상승

  • 입력 2009년 3월 16일 02시 52분


도시발전 3요소 ‘인재-기술-관용’ 키워야

영화 ‘반지의 제왕’이 흥행에 성공한 뒤 뉴질랜드 웰링턴에 세계 영화자본이 몰려들었다. 웰링턴은 이 영화를 만든 피터 잭슨 감독이 있는 곳으로 인적 자본이 도시에 어떤 활력을 가져오는지를 보여줬다. 미국 시애틀도 빌 게이츠에 의해 정보기술(IT) 도시의 메카가 되는 등 이러한 사례는 세계 각국의 선진 도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재가 한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거나 지역 산업을 일으키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도시경제학자인 리처드 플로리다 토론토대 교수(전 카네기멜런대 교수)는 세계 도시의 경쟁력이 인재(talent) 기술(technology) 관용(tolerance)이라는 3T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3T를 도시 발전의 원동력으로 본 것이다.

인재와 기술은 산업의 성장으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지역발전으로 귀결된다. 나아가 문화적으로 성숙하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 즉 관용의 분위기가 허용되는 사회가 되면 이런 산업적 발전은 최고의 가치로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관용의 분위기와 관련해서는 ‘게이(gay)지수’나 ‘모자이크지수’ 같은 지표가 사용되기도 한다. 게이지수는 게이가 갖는 높은 경제력에 주목하는 측면보다는 게이문화가 허용될 정도로 사회적 관용이 높다는 의미에서 주로 미국 도시를 분석할 때 사용한다. 모자이크지수는 인구 구성에서 현지인이 아닌 외부인의 유입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다. 특히 외국인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가를 보고 문화적 다양성이 얼마나 달성되고 있는가를 측정한다. 국제화된 도시국가들이나 개방성이 높은 항구도시는 전체 인구 가운데 외국인이 비교적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부동산의 가치도 이 같은 도시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곳이 장기적으로 크게 상승한다.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도시는 부동산 가치를 유지하기 힘들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보면 도시 인구가 감소하고 개발이 지체되면서 산업이 현저하게 쇠퇴함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결국 도시의 가치를 좌우하는 사회경제적 경쟁력의 하락이 부동산 가격 하락의 배경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은 어떤가. 지방자치제가 정착되고 지자체별 경쟁이 과거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모든 도시에서 개발사업과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단기적 성과주의만으로는 노력의 결실을 보기 어렵다. 현대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이를 높일 수 있는 근원적 인자들을 최대한 배양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3T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

이상영 부동산114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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