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코스피 2100 시대 안착’ 매수 주체 확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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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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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가 지난 주말 비교적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워낙 낮아져 있던 상황이어서 심리적으로 느끼는 하락폭은 더 컸을 것이다. 시장이 출렁거릴 개연성은 곳곳에 놓여 있었다.

먼저 수급 측면이다. 올해 들어서도 랩어카운트의 열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들의 매수세가 집중되었던 1월의 주가지수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이들의 매수세를 상쇄할 만한 매도물량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첫째는 매도차익거래 물량이다. 이론적인 수준보다 높게 형성되었던 3월물 주가지수 선물의 베이시스가 점차 낮아지면서 그동안 축적된 매수차익거래 물량이 청산되었는데 그 물량이 청산된 시점과 랩어카운트의 매수세가 집중된 시점이 유사하다. 둘째는 외국인투자가의 이익실현 물량이다. 외국인은 연초의 자산 배분을 마무리하면서 매수 강도가 점차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더니 매도 물량을 늘려가고 있다. 외국인투자가의 옵션 포지션을 분석해 보면 변동성의 상승에 대비하면서 하락 위험을 방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매도 물량의 출회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중국의 긴축 강도가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는 우려감도 작용하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 추세를 고려해 볼 때 중국의 긴축 강도가 셀 것이라는 우려감이 있다. 명절을 앞두고 자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도 지급준비율 인상과 같이 시중 유동성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올해의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보았던 요인들이 어느 날 갑자기 소멸된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기회복 가능성, 중국의 내수시장 확대 가능성, 원화 환율의 절상 가능성 등 거시경제적인 요인과 더불어 우리나라 기업의 이익 대비 주가의 저평가 상황, 반도체 가격의 턴어라운드 가능성 등 주가에 대한 긍정적 전망의 근거는 유효하다. 하지만 주가가 새로운 지수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수급상 체질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정 주체의 투자 패턴에 휘둘리기보다 장기적인 성장의 기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매수 주체가 확대되어야 한다.

주가지수를 1,000 이상으로 끌어올린 원동력 중 하나가 적립식 투자의 확대였다면 2,000 이상에서 안착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급상의 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 올해부터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퇴직연금도 그중 하나이다. 아직 퇴직연금에서 확정기여형(DC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따라서 주식에 투자되는 비중도 미미하다. 적립식 투자를 수십 년 동안 해본 경험이 있는 투자가는 거의 없고 주식으로 노후를 대비한다는 생각도 쉽게 와 닿지 않는다. 이자 수익에만 의존하지 않고 주식투자를 병행해 노후를 대비하는 것. 지금 하던 일을 관두고도 수십 년을 더 살아야 하는 이 시대 가장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투자의 화두이다.

문경석 KB자산운용 파생상품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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