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증시 ‘신뢰구축기’ 진입…일희일비는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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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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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 망지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부사장
패트릭 망지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부사장
다음 달 3일 경인년 호랑이해가 가고 신묘년 토끼해가 시작된다. 호랑이는 맹렬, 용맹으로 대표되고 토끼는 민첩하고 이성적이며 위험에 민감한 동물로 묘사된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호랑이의 특성은 지난해 금융시장을 잘 설명해주는 반면 토끼의 특성은 올해 투자 성공의 필수요인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 증시는 회복 사이클의 중간 단계에 있다. 작년 말쯤 이미 회복 사이클의 제3기인 ‘신뢰 구축(building confidence)’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의 증시 회복 사이클은 2009년 3월 시작해 지난해 초 끝난 ‘안도(relief)’ 국면에서 비롯됐다. 안도 국면은 기업 실적 대비 저평가된 주식들이 적정 가치를 찾아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시기다. 이 단계는 기업 이익이 감소하거나 둔화돼도 값싼 주식이 크게 상승하고 상승동력(모멘텀)이 시장 흐름을 좌우한다. 소와 같은 우직한 끈기가 증시의 성공을 판가름하는 셈이다.

그 다음의 ‘의심(doubt)’ 국면은 지난해 초 글로벌 기업 실적 회복을 기점으로 시작됐다. 이 단계의 특징은 디레이팅(하향 조정)이다. 투자자들이 실적 회복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갖는 시기로 더블딥이 논쟁거리가 됐다. 의심 국면에서는 기업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경제가 회복돼도 미시적 요인보다 거시적 요인들이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이때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확신과 신뢰 그리고 어느 정도의 용기 즉, 호랑이의 특성이 필요하다.

지금 직면한 신뢰 구축 국면에서는 밸류에이션이 적정한 수준이기 때문에 리레이팅이나 디레이팅은 없을 것이다. 또 거시적 요인과 미시적 요인이 똑같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때는 주가가 떨어졌을 때 매수할 수 있는 용기와 주가 상승세를 너무 뒤쫓지 않는 배짱이 필요하다. 이전 국면에서도 그랬듯 유럽 재정위기나 선진국 디플레이션, 신흥국 인플레이션, 환율 전쟁같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거시적 요인들이 수면 위로 떠오를 때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경제 성장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되며 글로벌 경제 상황은 여전히 어려울 것이다. 주요 성장 원동력은 신흥국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선진국의 경기 부양책과 신흥국의 통화 정책 정상화가 맞물려 선진국과 신흥국의 성장 간극은 어느 정도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전 단계와 마찬가지로 시장 랠리의 원동력은 지속적인 기업 실적 개선이며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신뢰 구축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시장이 하락한다고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시장이 상승한다고 과도하게 흥분할 필요가 없다. 기업 실적 개선과 거시 리스크가 상존하는 환경에서 기회를 잘 포착해 적절하게 종목을 바꾸고 분산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 2011년 신묘년 토끼해 모든 투자자들이 토끼처럼 지혜롭고 민첩하게 투자하길 바란다.

패트릭 망지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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