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룡의 펀드이야기]하락장… ‘시장의 공포’를 즐기자

  • 입력 2008년 9월 1일 02시 59분


연일 주가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다 보니 많은 투자자가 손실 난 펀드를 쳐다보고 싶지도 않다고 한다.

지난 열흘간 주가 하락폭이 커지면서 주식형 펀드는 연초 대비 20%가 넘는 손실을 내고 있다. 많은 투자자는 큰 손실을 보면서 이제라도 환매해야 하는지 궁금해 한다. 실제로 최근 열흘 사이 주식형 펀드의 규모는 4000억 원 이상 줄었다. 비록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자금을 일부 환매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동요가 심상치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신중함이 필요하다.

첫째, 이제 와서 환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주식 시장이 과열될 때 투자를 시작하고 주가가 하락하면 환매하는 잘못된 투자 관행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 급하지 않다면 지금처럼 저평가됐을 때 주식을 많이 매수하는 역발상의 투자를 지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자신의 펀드투자 규모를 살펴본 뒤 환매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사실 국내 투자자들은 비교적 많지 않은 자금을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부동산, 주식, 채권, 현금이라는 네 가지 형태의 자산 중에서 펀드 투자액은 불과 5∼10%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비중이 작은 펀드투자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셋째, 이번 주가 하락을 이용해 ‘스마트 머니(smart money)’를 굴리도록 노력하자. 남들이 모두 투자를 피하는 시기에 주식을 싸게, 많이 사는 현명한 투자자가 되라는 말이다. 성공하는 투자자는 ‘시장의 공포’를 즐기며, 지나친 낙관으로 과도하게 상승하는 주가는 두려워한다.

결론적으로 손실 난 펀드를 환매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기 바란다. 환매는 소극적인 위험 관리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적극적인 투자로 앞으로의 삶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적립식으로 펀드투자를 하자. 지금부터 최소한 3년 이상 투자하면 연간 10∼15%라는 적정한 수익률을 달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다.

적립식 투자가 싫다면 자신이 가진 목돈을 서너 차례 나눠 주가가 폭락할 때마다 펀드를 매수하면 된다. 펀드의 구성은 국내와 해외 주식형펀드를 6 대 4의 비중으로 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만약 노후자금을 변액보험과 같은 주식형 연금상품에 투자하고 있다면 이번 하락장에 투자를 중단하지 말고 반드시 지속해야 한다. 노후자금은 최소한 10년 이상 투자해 마련해야 하며 이런 주가 하락기에 충분한 투자를 해놔야 한다. ‘스마트 머니’는 용기를 갖고 장기간 투자를 지속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결과물이다.

한국펀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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