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미기자의 맛있는메신저]‘무가당’ 안심하고 먹어도 될까요

  • 입력 2008년 4월 18일 03시 06분


당이 적다는 의미이지 전혀 없는 건 아니에요

달콤쌉쌀맘(30대 주부): 결혼 전에는 달콤하고 쌉쌀한 초콜릿을 입에 달고 살았어요. 하지만 아이들에겐 단 것을 잘 안 먹여요. 충치가 생길까봐서요. 슈퍼마켓에 가도 ‘무가당’이나 ‘무설탕’이라고 쓰인 제품에 눈길이 가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식품은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먹여도 될까요?

신 기자: 식품의 포장에 무가당이나 무설탕이라고 써 있다고 해서 당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에요.

달콤쌉쌀맘: 앗, 정말요? 제가 속은 건가요?

신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고시한 ‘식품 등의 표시 기준’에 따르면 식품 100g 또는 100mL에 설탕, 포도당, 과당 등 당류가 0.5g 미만이 들어 있다면 ‘무당(無糖)’으로 표시할 수 있거든요.

달콤쌉쌀맘: 그럼 주스 100mL에 당이 0.4g 들어 있더라도 당이 없는 것으로 표시할 수 있으니 결국 당이 아예 없다는 뜻은 아니군요. ㅠㅠ

신 기자: 이 기준은 지난해 10월 개정된 것인데 그 전에는 인위적으로 당을 넣지 않았다는 의미로 ‘무가당’이라는 단어를 썼어요. 즉 무가당 오렌지주스라고 하면 주스 공장에서 당을 따로 넣지 않았을 뿐이지 오렌지 과즙에는 천연 당이 들어 있는 거죠. 무가당 오렌지주스도 맛은 달잖아요. 무가당이라는 표현이 소비자들에게 당이 전혀 없다는 뜻으로 오해받기 쉬웠죠.

달콤쌉쌀맘: ‘무설탕’이라고 쓰인 제품은요?

신 기자: 식약청에 따르면 무설탕에 대해서는 별도의 표시 기준이 없다고 해요. 실제로 시중에 무설탕이라고 강조한 식품의 영양성분 표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감미료나 올리고당, 액상과당 등을 쓴 것을 알 수 있어요. 즉 설탕은 안 넣었지만 대신 다른 당을 넣은 것이니까 많이 먹으면 살이 찌는 것은 똑같죠.

달콤쌉쌀맘: 실망이네요. >.< 앞으로 식품을 살 땐 영양성분까지 꼼꼼히 살펴봐야겠어요.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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