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경영 에세이]非리더의 리더십을 보고 싶다

  • 입력 2007년 3월 13일 03시 01분


코멘트
매년 말이나 초에는 많은 기업에서 인사 발표를 한다. 인사 철이면 새로 임원이나 팀장이 된 사람들이 앞으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 나갈지 주목받는다.

며칠 전 올해 신임 팀장 몇 명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우연히 드라마 ‘하얀 거탑’의 주인공 장준혁이 보여준 리더십이 화제로 올랐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실력을 가진 의사. 그러나 리더의 자리에 오른 후 그가 이끄는 조직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가.

장준혁은 독단적일 정도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주어진 일과 자신의 성공에만 집중할 뿐 외과의 수장(首長)으로서 자신이 책임지고 이끌어야 할 후배 의사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이런 리더 밑에서 후배들은 시키는 대로만 일하면서 자기 앞가림에만 급급해할 뿐이다. 전형적인 권위주의 문화의 단면이다. 드라마에 나오는 의료 사고도 이런 경직된 문화에서 생긴 불행한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직장인들이 ‘리더’에 대해 갖고 있는 가장 흔한 오해는 전문성, 경험 등 ‘자신의 능력’만 뛰어나면 리더의 자질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리더는 혼자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 바람직한 리더는 조직 구성원이 스스로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문화를 이뤄 내는 사람이다.

이런 점을 확대해서 생각해 보면 ‘조직을 이끄는 사람만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생각도 편견임을 알 수 있다.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든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주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고 노력하는 사람의 의식과 행동이 진짜 리더십이다.

GS칼텍스는 ‘에너지 리더십 모델’을 정립해 리더십의 두 가지 축 즉, 전략적 측면과 문화적 측면을 함께 갖춘 바람직한 리더상(像)을 제시하고 있다.

전략적 측면은 비전과 전략적 사고, 추진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하고, 문화적 측면은 기업 가치인 ‘신뢰, 유연, 도전, 탁월’을 실천한다는 의미다. 조직의 수장이 아니라도 구성원 누구나 이런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리더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성장 과정, 경험, 교육 등에 의해 후천적으로 충분히 개발될 수 있다고 본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부단한 노력을 통해 리더십을 키워 나가면서 자신의 자리에서 건전한 리더십을 발휘할 때 그 조직과 사회가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재 영 GS칼텍스 인사부문장 전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