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빈기자의 자동차이야기]시장 뜨거우면 소비자 웃는다

  • 입력 2008년 5월 27일 02시 57분


《‘시장(市場)은 경쟁을 통해 발전한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약진으로 경쟁이 다소 느슨한 감이 없지 않았던 국내 자동차시장이 수입차 덕분에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과거 국내 자동차시장은 업체 간 경쟁이 상당히 치열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합병되기 전인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현대차, 기아차, 대우차가 치열하게 시장 다툼을 벌였죠. 월간 판매실적 기준으로 기아차와 대우차가 1위를 차지한 적도 있습니다.

현재도 국내 자동차회사들이 나름대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현대·기아차가 70%를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면서 과거의 ‘전쟁’ 같았던 분위기는 아무래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소비자들의 권익은 높아지는 것이 시장의 원리인데, 최근 10년간 자동차의 품질은 높아졌지만 부가장치를 소비자가 선택하는 ‘옵션정책’이나 고객 서비스가 그만큼 발전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자동차회사로서는 품질과 성능은 국내 시장이 아니더라도 해외에서 다른 브랜드들과 맞붙어야 하는 자동차의 핵심 ‘무기’여서 국내 소비자의 요구가 없더라도 발전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옵션정책과 서비스는 해당 시장의 상황에 맞춰 최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로 만들기 마련입니다. 국내 경쟁이 줄어든 만큼 공급자의 처지에서 판매조건들을 맞추게 된 것이죠.

그러나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국산차와 가격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대중적인 수입차 모델들이 크게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대중적인 수입차들이 성능과 품질 면에서는 국산차와 별다른 차이가 없더라도 다양한 디자인과 브랜드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어느 정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5%대인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7% 정도만 돼도 국산차 회사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시장은 상대적으로 해외 시장보다 수익률이 높아 전체적인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수입차에 ‘견제구’를 던지지 않았던 현대·기아차가 최근 ‘성능 면에서 수입차에 뒤지지 않는다’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내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내년까지 5, 6개의 해외 대중차 브랜드가 국내에 진출할 예정입니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는 셈이죠. 경쟁을 통해 국산차의 가격정책과 서비스가 ‘소비자 친화적’으로 변할 것을 기대해 봅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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