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빈 기자의 자동차 이야기]아기자기 예쁜 액세서리…

  • 입력 2007년 6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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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친구 동생이 자동차 사고로 크게 다쳤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큰 사고는 아니었는데 운전대에 붙인 보조 손잡이에 눈 주위를 부딪치면서 안구가 손상돼 실명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하더군요. 튀어 나온 보조 손잡이에 눈이 찔렸다고 합니다.

운전자라면 자신의 자동차를 아기자기하고 편리하게 꾸미고 싶은 욕구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액세서리를 붙이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안전까지 생각해 가며 차를 꾸미는 운전자는 별로 없는 듯합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위에서 말한 운전대 손잡이와 룸미러에 덧붙이는 커다란 거울입니다. 조금 더 편리해 보자고 붙이는 이들 제품은 사고가 나면 대부분 흉기로 돌변해 운전자의 얼굴 부위에 심각한 손상을 줍니다. 안전띠를 느슨하게 매기 위해 안전띠에 끼우는 클립도 마찬가지입니다.

뒤 선반에 방향제 등 무겁고 딱딱한 물건을 올려놔도 안 됩니다. 충돌사고 때 방향제가 앞으로 날아와 전면 유리를 뚫고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탑승자가 그런 물체에 맞는다면 큰 부상을 입기 마련이죠.

앞 선반에도 가능하면 아무것도 올려놓지 않아야 합니다. 사진액자나 십자가 등을 붙여 놓는 운전자들이 드물지 않게 보이는데 사고 때 앞좌석 탑승자의 부상 가능성을 높이고 에어백이 터질 때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기자가 가장 섬뜩하게 생각하는 부착물은 후드 위에 붙이는 날카로운 형태의 장식물입니다. 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많이 붙이고 다니는데 코뿔소 모양이나 독수리 모양의 이 장식물은 보행자와 부딪칠 때 가슴이나 머리를 찔러 가벼운 충돌에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대형차의 경우 후드 위에 붙어 있는 엠블럼의 크기가 작아지고 날카로운 모서리도 없어졌으며, 스프링 장치까지 달려 있어 보행자가 그 위로 넘어져도 찔리지 않도록 설계됐습니다.

자동차 회사에서 차 내장재의 디자인이나 재질을 결정할 때는 상당한 고민을 합니다. 대부분 모서리가 없는 디자인에다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질을 사용합니다.

가능하면 차의 안팎에 아무것도 덧붙이지 않는 것이 좋지만 굳이 무엇인가 추가를 하고 싶으면 심사숙고를 한 뒤 단단하게 고정해 주기 바랍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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