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의 연회비를 내면 카드사들에게 엄청난 이득이 될 것 같지만 실제로 이런 최고급 카드들이 제공하는 혜택은 연회비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카드사들은 설명한다. 카드사들이 수익만을 위해 연회비가 비싼 카드를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VVIP 카드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그 카드에서 보여지는 기업의 이미지”라고 말했다.
현대카드가 2005년 2월 선보인 연회비 100만 원짜리 VVIP카드 ‘더 블랙’은 카드업계에서 VVIP 시장을 연 카드로 여겨진다.
이 카드는 항공 좌석등급을 퍼스트클래스로 등급을 올려주거나, 비즈니스클래스를 타면 같이 탄 동반자를 50% 할인해 준다. 명품 브랜드 상품권과 특급호텔 10만 원 이용권 등을 주는 ‘기프트 바우처’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카드의 회원을 초청하는 ‘타임 포 더 블랙(Time for the Black)’은 루이비통 최고경영자(CEO)인 이브 카셀, 할리 데이비슨 전 CEO인 리처드 티어링크, 세계적인 와인 마스터 젠시스 로빈슨 등을 불러 행사를 진행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더 블랙’은 15개월 간의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며 “무엇보다 ‘최고’라는 이미지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각 카드사가 잇달아 출시한 VVIP 카드도 이에 못지않은 혜택을 담고 있다.
비씨카드의 연회비 100만 원짜리 카드인 ‘인피니트 카드’는 연 6회 국내 골프 정규홀 그린피 6만 원을 지원하고 주중 그린피를 면제해 준다. 해외 최고급 골프 코스 무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롯데카드의 VVIP 카드 ‘피에르 가니에르 인피니트카드’도 연회비가 100만 원으로 프랑스 유명 요리사인 피에르 가니에르의 이름을 땄다. 이 카드는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50만 원짜리 식사 이용권을 주는 혜택이 있다.
여신금융협회 김민기 팀장은 “VVIP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이 연회비인 100만 원 이상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카드사들이 이런 카드에서 얻는 수익은 적지만 회사의 고급 이미지를 위해서 마케팅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