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에서 국내 임상시험에만 20억 원을 투자했다. 전 세계 특허권 보호를 위해서도 2억 원 이상 썼다. 2005년 12월 발매허가를 따기까지 들인 총 개발비용은 약 200억 원.
신약 개발 과정은 힘들었지만 과실은 달콤했다.
자이데나 발매 첫해에 1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동아제약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떠오른 것이다. 지금까지 28개국에 진출해 1억3800만 달러(약 1300억 원) 수출계약도 끝냈다.
동아제약뿐 아니라 국내 대부분 제약회사가 올해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의 신약을 복제해 팔아선 큰 수익을 올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지적재산권이 강화되는 추세여서 복제 약품을 내놓기는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 국내 신약 현황
신약을 개발하는 데는 8∼15년 정도 걸린다. 개발비용도 수백억 원대다. 반면 신약 개발에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다. 업계는 신약 개발 확률을 5000분의 1에서 1만분의 1 정도로 보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는 20여 년간 매출액 대비 평균 3∼5%에 이르는 연구개발(R&D) 투자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신약 개발을 해 왔다.
SK케미칼이 1999년 9월 국내 최초로 신약 선플라를 시판한 이후 지금까지 13개 신약이 국내 제약사의 개발로 선보였다.
해외 판매를 위한 신약 연구도 한창이다. LG생명과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글로벌 신약 1개를 갖고 있다. 또 6개의 신약이 FDA의 승인을 얻어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국내 제약업계의 신약 개발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한미 FTA 내용 중 제약 관련한 내용의 핵심은 신약의 특허권을 강화해 복제품 출시를 어렵게 하는 것이다. 다국적 제약사의 신약을 복제해 판매하는 비율이 높은 국내 제약업계에는 한미 FTA를 계기로 사업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
○ R&D 강화 통한 신약 개발
올해 국내 제약사들은 R&D에 부쩍 많은 돈을 쏟고 있다. 신약 개발에 주력하기 위한 것이다.
LG생명과학은 2005년 622억 원, 2006년 600억 원 등 매년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쏟아 부었다. 올해는 약 650억 원을 R&D에 투자할 계획이다.
LG생명과학은 2002년 8월 계열분리 이전까지 다른 제약기업들과 달리 모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이 때문에 R&D 투자비는 업계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개량신약 전문업체인 한미약품도 매년 큰 폭으로 R&D 비용을 늘려왔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의 10.2%인 510억 원을 투자했다. 올해도 지난해 비율 이상을 R&D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5800억 원이다. 2008년 R&D 비용은 580억 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생명과학이 600억 원대 연구비에 머물러 있는 동안 한미약품이 급속히 투자를 확대해 온 점이 눈에 띈다.
제약업계 매출 1위인 동아제약도 2005년 매출액 대비 4.3% 수준이던 연구개발비를 올해는 매출액의 6.2%인 437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제약업계는 “올해 한미 FTA 실시 등 제약업계에 여러 악재가 예상되지만 상위 업체들의 R&D 투자 규모는 더 늘어났다”며 “글로벌 제약사가 되기 위한 상위 회사들 간의 연구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해 8월 ‘한미 FTA 대응을 위한 범부처 신약개발 R&D 추진계획’을 세우고 신약 관련 부처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과학기술부(현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말 글로벌 신약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종양 등 9개 질환에 대한 신약후보물질 발굴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5년 동안 질환별로 150억 원씩 총 135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 상장 제약사 37개의 총 R&D 투자액(2005년 기준 3128억 원)은 세계 41∼50위 제약사 1개의 평균(3019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는 국내 제약사의 R&D 투자를 지원해 제약 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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