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코너]현정환/기업 투명성이 '지름길'

  • 입력 2000년 6월 6일 19시 47분


4월이후 주춤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수세가 최근 다시 달아올랐다. 주요 매수종목은 여전히 삼성전자 등 일부 대형 우량주에 편중돼 있지만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일단 긍정적이다.

이유는 두 가지. 나스닥시장을 비롯한 미국증시의 완연한 회복세와 ‘현대문제’의 해결조짐 때문이다.

나스닥시장이 호황을 보였던 2월 중순까지는 외국인들의 누적 순매수규모는 나스닥지수와 거의 비슷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주가급등에 따른 경계감과 금리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나스닥시장이 조정을 보이자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급격히 약화됐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 기관들의 매수여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수급구조가 깨지고 만 것.

이처럼 나스닥지수가 외국인 매매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라면 최근 미국시장 안정은 우리에게 무척 고무적이다.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에 영향을 끼치는 또다른 요인은 국내기업들의 펀더멘털이다. 현재 종합주가지수가 저평가됐다는 데에는 이들도 이견이 없는 듯하다.

문제는 적극적인 매수를 가로막는 불안한 국내문제이다. 하지만 최근 현대사태를 해결하는 정부나 기업들의 대응자세를 보면 예전과 달리 신속하고 적극적인 모습이 감지돼 다행스럽다.

올들어 외국인들은 5월까지 거래소시장에서 6조90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조2800억원어치를 순수하게 사들였다. 지난해 연간 순매수규모가 1조50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대폭 증가한 수치. 많이 산 만큼 여건이 불리해지면 일시에 빠져나갈 가능성도 크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이 기업의 수익성 외에 투명성에도 점차 주목하고 있다는 것. 외국인들의 눈에 비춰 합리적이지 못한 경영행태를 보이는 기업의 주식은 대세상승이 다시 찾아오더라도 상승탄력을 받지 못할 것 같다.

현정환<삼성증권 투자전략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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