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대해부/장세판단 능력]뮤추얼펀드, 상위 1∼7위

  • 입력 1999년 7월 26일 18시 33분


주식으로 돈을 벌수 있는 비결중의 하나는 정확한 장세판단이다. 내노라하는 펀드매니저들은 얼마나 장세판단을 잘 하고 있을까.

동아―LG 펀드평가팀은 젠센지수를 활용, 펀드매니저들의 장세판단 능력을 가늠해볼 수있는 주요 성장형 뮤추얼펀드와 주식형수익증권의 초과수익률을 구했다.

여기서 초과수익률이란 일반적인 단순 수익률이 아니라 투자에 따른 위험도와 각종 상황변수를 감안해 산출한 지수로 적정수익률(종합주가지수 상승률 등을 고려한 수치)을 초과한 수익률을 말한다. 즉 매일 매일의 젠센지수를 누적해 구한 초과수익률이 0보다 크면 해당 펀드는 위험요인 등을 감안한뒤에도 기대수익률을 웃도는 운용성적을 냈음을 뜻한다.

▽하락기(5월6일∼5월24일)〓종합주가지수가 810.54에서 695.60으로 14.2% 떨어진 시기.

이기간에 뮤추얼펀드는 모두 적정 기대수준을 능가하는 수익률을 올렸다. 평균 초과수익률은 4.14%. 반면 수익증권의 초과수익률 평균은 1.05%에 그쳐 뮤추얼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전했다.

뮤추얼펀드인 서울투신운용 플래티넘 1호, 동원투신 장보고 1호, 한빛투신 세이프티 1호 등은 6%이상의 초과수익률을 기록.

▽상승기(5월25일∼7월7일)〓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이 무려 44.6%(695.60→1005.98).

이때는 평균 초과수익률이 5.83%인 주식형수익증권의 성적이 좋았다. 뮤추얼펀드는 4.30%.

미래에셋의 박현주 4,5호, 동원투신운용의 뉴넥스트주식 80―6 등이 종합지수 상승률을 훨씬 앞지르는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하락기 강세였던 서울투신운용 플래티넘 1,2호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종합평가〓분석대상기간인 5월6일 이후 7월16일까지의 성적을 종합해본 결과 뮤추얼펀드의 평균 초과수익률은 6.30%인 반면 수익증권은 4.34%로 뮤추얼펀드를 따라가지 못했다. 뮤추얼펀드와 수익증권을 한데 섞은 상위 10개 펀드에서도 뮤추얼펀드가 1∼7위를 독식하며 8개가 랭크됐다.

LG경제연구원 박상수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뮤추얼펀드는 만기가 1년으로 고정된 반면 수익증권은 환매가능시점(보통 6개월) 이내에 성과를 내려다보니 위험관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탓”이라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은 박현주 1∼5호와 드림펀드 1호 등 6개 펀드가 상위 10걸에 포함돼 탁월한 장세판단 능력을 검증받았다. 초과수익률 1위는 뮤추얼펀드 부문 박현주 4호(17.01%), 수익증권에서는 뉴넥스트주식 80―6호(12.16%)가 각각 차지했다.

(도움말 LG경제연구원 박상수선임연구원)

▼장세 10%이상 변동 확신땐 즉각 변동▼

“어느 펀드나 ‘빅5’와 우량 옐로칩을 한도껏 사고나면 초기 자산구성은 비슷합니다. 이후 시장상황에 얼마나 적절히 대응하느냐가 승부를 판가름하는 열쇠지요.”

뮤추얼펀드 수익증권을 통틀어 장세흐름을 가장 잘 탄 것으로 나타난 미래에셋 이병익 펀드매니저.

종목선정은 회사 내부적으로 기업방문 등을 통해 검증을 끝낸 저평가 우량주 100여개 중에서 고르는데 보통 20∼25개 종목을 편입한다. “다들 애착이 가는 종목들이어서 특정 테마의 ‘약발’이 떨어지지 않는 한 주식비중을 줄일 때도 조금씩 고르게 판다”는 설명.

재미를 본 종목은 70만원대에 사 170만원에 판 SK텔레콤과 7만원대에 매입, 대부분 지금까지 들고 온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주식편입비율은 초기 80%에서 5월 초 종합주가지수가 800을 돌파하자 30%로 낮췄고 다시 종합지수가 600대로 떨어지자 80%까지 ‘풀 베팅’. 이달 중순 지수가 두 차례 1050선에 이르자 20%씩 편입비율을 줄여 최근에는 40%대로 떨어뜨려 놓았다. 장이 10%이상 변동할 것 같다는 확신이 생기면 지체없이 행동에 옮겼다.

“지금은 하락장이 다시 강세로 돌아설 시점을 찾느라 몰두하고 있습니다. 남들이 폭락을 겁내고 있을 때 반전의 계기를 찾는 소수(少數)만이 냉엄한 현실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요.”

▼「낮은 위험과 보통의 수익」이 운용원칙▼

주식형수익증권 부문 1위를 차지한 동원투신운용 뉴넥스트주식 80―6호는 4명의 펀드매니저가 팀제로 운용하는 펀드지만 주무는 정재영 펀드매니저.

“종목분석이나 시장예측은 기본적으로 애널리스트(증권분석가)에게 맡기고 위험관리에 주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주식편입비율 조정과 종목교체로 요약되는 위험관리도 결국은 정확한 장세진단에 바탕을 두는 만큼 최종적으로는 펀드매니저의 몫이지요.”

정펀드매니저는 이를 위해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애널리스트를 만나고 있따. 참고할 게 많은 외국계 증권사 자료는 돈을 주고라도 사서 반드시 숙독한다.

“감히 주가를 예측하려 하지는 않습니다. 부끄럽지만 지난번 상승장도 종합주가지수 900이 ‘상투’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정펀드매니저는 주식편입비율을 약관이 허용하는 최대치인 80%로 유지하다가 하락이 시작한 5월6일부터 50%로, 다시 상승기 초입인 5월25일에는 80%로 곧바로 바꿔가는 등 남다른 능력을 발휘, LG경제연구원측은 “귀신같은 변신”이라고 평가했다.

종합주가지수가 1052에서 950선으로 떨어지자 대형주시대는 끝났다고 판단, 블루칩을 내다 팔고 지금은 주식편입비율을 30%대로 낮춰놓고 있다.

‘낮은 위험과 보통의 수익(low risk―middle return)’이 그의 운용원칙이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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