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공유
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정치

기초연금-4대질환 보장, 기대 못미쳐… 저출산대책은 양호

입력 2016-03-01 03:00업데이트 2016-03-01 03:17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朴정부 3년 공약이행 점검]<2>평가 엇갈리는 복지 공약 “좋은 공약이지만 좋은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복지 공약 패키지를 들고나왔을 때 복지학계에서는 이런 평가들이 나왔다. ‘야권보다 더 나아간 파격적인 복지 공약’들을 선보이며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하는 효과를 누렸지만 장기적인 효과와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취임 3주년을 넘어선 현재 당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가 새누리당의 제18대 대선 복지공약들을 분석한 결과, 국민 생활에 도움을 주는 정책으로 발전한 경우도 있지만 당초 공약보다 후퇴하거나,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미미한 뻥튀기 공약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시간 지날수록 효과 반감되는 ‘기초연금’


박근혜표 복지의 대표 격인 기초연금은 공약 후퇴 논란이 아직까지 이어지는 정책이다.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노인 생활에 도움을 주면서 장기적인 재원 마련에도 신경을 썼다’는 후한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20만 원 전액을 받는 노인이 급격히 줄어드는 ‘반쪽 연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는 대선 과정에서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 원’이라는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취임 이후 미래세대의 재정 부담 때문에 대상을 소득 하위 70%로 축소했고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할수록 기초연금을 적게 받는 구조로 설계했다. 이 과정에서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청와대와 마찰을 일으킨 끝에 사퇴했다.

현재는 기초연금 20만 원 전액을 받는 사람이 전체 노인의 약 60%에 이른다. 하지만 국민연금 제도가 성숙하고 장기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20만 원 전액을 받는 노인의 비율은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예컨대 국민연금을 10년 이상 가입한 사람은 오래 가입할수록 기초연금(20만 원)을 덜 받게 돼 있다. 박근혜 정권 전과 후의 지급액이 거의 비슷해지는 셈이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물가상승률, 국민연금 가입기간 증가 등을 고려하면 이번 정권의 기초연금 인상 효과는 10년이면 거의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정작 연금이 필요한 저소득 노인에게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계속된다. 대표적으로 기초생활보호대상자가 기초연금 20만 원을 받을 경우 그만큼 생계비 지원을 덜 받게 되는 부분이 그렇다. 복지부는 “기초연금을 소득으로 인정하지 않는 국가는 없고, 이럴 경우 차상위계층이 역차별을 받는다”고 설명했지만 노인단체들은 “기초연금을 줬다 빼앗는 격이다”라고 주장한다.

급기야 더불어민주당은 현 정부의 기초연금 후퇴에 반발해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20만 원을 모두 주는 것’을 이번 4·13총선 공약으로 내걸고 나섰다.

○ 효과 있지만 충분치 못한 4대 질환 보장


국민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데 기여했지만 당초 공약에 미치지 못한 정책들이 있다. ‘4대 중증질환 전액 국가 부담’ 공약이 대표적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4대 중증질환(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질환) 보장성 강화에 따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비의 환자 부담액은 2012년 1조119억 원에서 2015년 3972억 원으로 약 61% 감소했다. 역대 정권이 엄두를 내지 못했던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의 의료비도 대폭 줄었다.

하지만 이는 ‘전액 보장’이라는 공약에는 못 미치는 결과다. 특히 간호인력의 대거 확충 없이는 간병비 부담 경감 효과가 덜할 것이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항암제 신약의 건강보험 적용이 늦어져 일부 암 환자의 부담도 여전한 상황이다.

맞춤형으로 개편된 기초생활보장제도도 효용 논란을 겪고 있다. 빈곤층을 지원하는 가장 기본적인 복지제도인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생계비, 의료비, 교육비, 주거비 등 4가지를 각각의 기준에 따라 맞춤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편됐다. 하지만 실제 수혜자와 지원액이 대폭 확대됐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부 교수는 “당초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생계비를 제외한 주거, 의료, 교육비 지원이 대폭 확대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했다.

○ 저출산 공약 이행 비교적 양호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성, 보육, 다문화 분야의 공약들은 이행 정도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고위험 임신부 지원 강화, 육아휴직 확대 등의 지원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저출산 기조를 반전시킬 만큼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0∼5세 보육 및 유아교육 국가완전책임제 실현’ 공약은 중앙과 지방의 재원 갈등으로 상시적인 중단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대선 당시 큰 화제가 된 셋째 자녀 등록금 전액 지원은 소득 하위 80%를 대상으로 1, 2학년만 지원하는 것으로 축소됐다. 경력단절여성 취업을 지원하는 새일센터는 공약대로 설립됐지만 양질의 일자리 제공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약속한 공약들은 비교적 잘 지켰지만 심각한 저출산 상황에 비교해보면 전체 예산 규모가 너무 작아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유근형 noel@donga.com·조건희 기자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