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野, 창조적 파괴 수준으로 변해야 살아남아”

민동용기자 , 한상준 기자 , 황형준 기자 입력 2015-01-16 03:00수정 2015-01-16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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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주목! 이 정치인]<10>김한길 새정치聯 前공동대표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한국 정치가 창조적 파괴를 통해 적대적 공생관계에서 경쟁적 상생관계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변화를 ‘받아들이기’보다 ‘주도하기’를 원했다.

2007년 열린우리당에서 의원 22명과 탈당한 것도, 그해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선 불출마를 결행한 것도 그였다. 2013년 5월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뒤 ‘야권의 재구성’을 선언했고 지난해 3월 안철수 의원과 당을 통합했다. 다만,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 참패로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그가 꾀하던 변화는 멈췄다.

그러나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 전 대표는 더 큰 변화를 구상하고 있었다. “올해 화두는 ‘새로운 도전’이다. 우리 정치가 낡은 이념과 진영논리를 넘어서는 도전, 계파주의 정치를 청산하는 도전이다.” 한국 정치와 야당의 고질병을 손대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수첩 파문’에 대해 김 전 대표는 “너무나 당연하게 청와대가 국회를 업신여기고, 여당은 별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인다”며 “이것이 우리 정치를 크게 잘못되게 만드는 한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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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새정치연합에 더 통렬한 비판의 메스를 가했다. 환부(患部)는 ‘계파주의’였다. “계파 패권주의가 우리 당을 장악하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난해 대표로서 계파주의 정치를 청산하지 못한 것을 가장 후회한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이 민주주의 문제여서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기회를) 많이 놓쳤다.”

사실상 당내 친노(친노무현) 진영을 겨냥하는 듯했다. “여당과 적대적 공생관계이다 보니 ‘아무리 잘 못해도 제1야당은 된다’는 위험한 생각에 우리가 익숙해진 것 아닌가. 거기에 안주하다 보니 당권을 잡는 게 민생 챙기기보다 더 중요하게 됐다.”

김 전 대표는 “계파주의가 지난 총선과 대선을 망쳤다는 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계파주의에 빠진 사람들은 정권교체를 해도 (당이 아니라) 자신의 계파가 정권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못 박혀 있었던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차기 당 지도부를 뽑는 2·8 전당대회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본인이 지난해 사퇴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다만, 김 전 대표는 “보통의 변화로는 안 된다. 새 지도부는 창조적 파괴 수준의 큰 변화를 이끌 책무가 있다”며 “계파주의를 완전히 청산하는 변화를 보이지 못한다면 혹독한 결과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바람과 달리 새정치연합 당 대표 후보들은 이날 광주에서 열린 첫 TV 토론회에서 작심한 듯 ‘독한 말’을 주고받았다. 박지원 의원은 “문재인 의원은 이기는 당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대선에서) 진 사람이 이기겠느냐”며 “당 대표도 하고 대선 후보도 하면 누가 납득하겠느냐. 대선 후보를 포기하겠느냐”고 따졌다.

이에 맞서 문 의원은 “다음 대선에 불출마 선언을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박 의원이) 우리 당을 지금과 같은 당으로 만들지 않았느냐”며 “박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전횡을 할 것 같다”고 맞받았다.

김 전 대표에게 “문 의원 같은 유력한 대선주자가 전당대회를 통해 상처를 받으면 손실 아니겠느냐”고 물었다. 인터뷰 내내 청산유수로 답하던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그렇죠”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 유력 대선주자였던 한 분에게 나중에 ‘대선주자로 하지 않았어야 할 가장 큰 일이 당 대표를 맡은 것이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당권 도전에 나선 문 의원에게 ‘뼈 있는’ 한마디다.

지난해 말 여러 갈래로 신당을 추진하던 사람들이 김 전 대표를 찾아 의견을 구했다. 그는 그때마다 “지금은 안에서 더 노력할 때”라며 만류했다.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해도 바람이 가만 놔두지 않는 법이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조용히 당을 챙기고 있는 김 전 대표는 또 다른 ‘야권의 재구성’을 위해 정중동 행보를 하고 있는 것 아닐까.

민동용 mindy@donga.com·황형준·한상준 기자
#김한길#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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