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유감 표명한 北 ‘재발방지’엔 말 흐려

박민혁 기자 , 윤완준기자 입력 2015-08-26 03:00수정 2016-01-1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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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뢰 폭발 유감” 끌어낸 ‘8·25 남북합의’ 성과와 한계
南 명시 요구하자 北 “다시 도발하면 확성기 틀어라”
대화로 관계개선 물꼬… 확실한 약속 못받아 우려도
모처럼 웃은 남북 남북 고위급 접촉 타결이 이뤄진 25일 0시 55분 남북 대표단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환한 표정으로 웃음을 짓고 있다. 하지만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전쟁’ 발언까지 나오는 등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감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홍용표 통일부 장관,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 통일부 제공
25일 새벽 남북이 합의한 ‘공동보도문’의 큰 수확은 남북 대치 상황을 대화로 풀었다는 점이다. 국가의 의무인 국민의 안전을 지켰다는 것도 중요한 대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남북 간에 긴장이 해소되고 한반도 평화 발전을 위한 전기가 마련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을 계기로 꽉 막힌 남북관계에 물꼬를 튼 점이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구상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본궤도에 올려놓을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남북 당국자 회담을 비롯해 △이산가족 상봉 추진 △다양한 민간 교류 활성화 등 합의 이행 과정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남북 철도 복원 사업 등에 속도를 낼 수 있다. 회담장 밖에서 벌어진 남북 간 ‘무력시위’를 통해 우리 군과 한미 연합전력의 군사적 대비태세를 점검할 수 있었다. 북한이 확성기를 통한 대북 심리전에 얼마나 취약한지도 여실히 드러났다.

공교롭게도 남북이 공동보도문을 발표한 날은 박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25일)과 겹쳤다. 원만한 협상 타결로 박 대통령은 후반기 국정 운영에 동력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아쉬운 대목도 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확실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고 쐐기를 박았다. 협상팀에 던진 가이드라인이었다. 하지만 공동보도문에는 명시적인 재발 방지 약속문구가 보이지 않아 “잘 지켜질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북측 수석대표였던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은 북으로 돌아가서는 “남조선 당국은 일방적 사태를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일방적 행동으로 상대를 자극하는 행동을 벌이는 경우 있어서는 안 될 군사적 충돌을 일으킨다는 심각한 교훈을 찾게 됐을 것”이라며 책임을 우리 측에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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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문 3항은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모든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돼 있다.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은 “재발 방지와 연계해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을 붙였는데 여러 가지로 함축성이 있는 목표 달성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도발을 의미하는 ‘비정상적인 사태’가 다시 발생하면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단서를 명시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협상 과정에서도 이 문제는 뜨거운 감자였다고 한다. 북한은 협상 과정에서 확성기 방송의 ‘영구 중단’과 확성기 철거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우리 대표단이 재발 방지 약속이 선행돼야 한다고 맞서자 오히려 북측이 “우리가 다시 도발하면 확성기를 다시 틀어라”라고 중재안을 제안해 최종 문구가 마련됐다고 한다.

박민혁 mhpark@donga.com·윤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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