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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스스로 신뢰 깎는 영상까지 공개하며 갈등 증폭시키는 아베

입력 2018-12-31 00:00업데이트 2018-12-3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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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위성은 해상자위대 P-1 초계기가 20일 동해 중간수역에서 북한 조난 선박을 구조하던 우리 해군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의 상공을 비행하면서 기록한 13분 7초 분량의 영상을 28일 공개했다. 그러나 진실공방의 핵심 대목은 공개 대상에서 배제해 논란만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일본이 문제 삼는 핵심 대목은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파를 쐈는지 여부다. 사격통제 레이더파를 쏘는 건 흔히 사격 전 조준 행위로 간주된다. 영상에는 초계기 조종실에서 사격통제 레이더파가 감지됐다며 대화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한국 국방부는 탐색 레이더파를 쏘기는 했어도 사격통제 레이더파를 쏜 적은 없다고 거듭 밝혀 왔다. 탐색 레이더파와 사격통제 레이더파는 파동의 형태에서 큰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일본은 자신들이 감지했다는 레이더파의 특성 정보를 공개해 어느 쪽 주장이 맞는지 판가름 지었어야 한다. 그러나 일본은 레이더파의 특성 정보는 자국 초계기의 감시 능력을 노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공개한다면 다 공개하거나 공개하지 말기로 했으면 공개하지 말아야지, 애매모호하게 공개함으로써 사태 해결을 오히려 어렵게 만들고 있다.

영상에는 일본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에 상당히 근접해 비행한 것으로 나온다. 갑판 위를 수직으로 지나치는 장면도 있다. 일본 측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협약과 이에 따른 자국법을 내세우며 규정된 150m 이하로는 저공 비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ICAO 협약은 군용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영상은 오히려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에 접근한 거리만으로도 승조원들에게 위협감을 주기에 충분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설
일본 언론은 영상 공개가 아베 신조 총리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방위성은 영상 공개는 “한국을 더 반발하게 할 뿐”이라며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아베 총리가 밀어붙였다고 한다. 레이더 갈등은 집권 6년 차에 접어들었으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아베 총리가 일본 내 여론 무마용으로 부추기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은 사태를 질질 끌며 갈등을 확산시키지 말고 신속히 사실관계를 가려 차분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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