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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500개 넘는 위원회, 과감히 정리해 정책추진 속도 높여야

입력 2018-11-22 00:00업데이트 2018-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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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대통령직속 위원회 위원장과 자문기구 대표 등을 초청한 간담회에서 “앞으로 위원회가 더 많은 역할을 해 달라”며 “지금까지는 국정과제를 설계했다면 이제는 국정 성과를 정부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구현자가 돼 달라”고 주문했다. 이미 ‘위원회 공화국’ 소리가 나올 정도로 정부 위원회는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위원회에 ‘더 많은 역할’을 주문하며 정부에 대한 조언과 건의라는 위원회 본연의 기능을 넘어서 정책의 구현, 즉 정책 집행까지 관여해 달라고 주문하는 것에 걱정이 앞선다.

현 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 이후 일자리위 등 15개 위원회를 신설해 9월 말 기준 자문위원회가 521개나 된다. 자문위가 가장 많았던 노무현 정부 말기의 535개를 곧 넘어설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문제는 숫자보다 하는 일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1년여간 집중적으로 추진해온 이른바 적폐청산은 국가정보원의 개혁위나 검찰의 과거사위처럼 법적 위임 없이 설치된 각 부처 위원회가 직접 수사 의뢰를 남발해 편법 탈법 논란을 일으켰다. 위원회에 책임을 떠미는 정부 부처와 코드에 맞는 인사로 위원회를 구성해 적폐청산을 밀어붙이려는 정권의 의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사설
무엇보다 있으나 마나 한 위원회가 많다. 대입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육부는 국가교육위와 대입개편특별위, 공론화위원회 3곳에 공을 떠넘겼지만 1년 동안 갈등만 부추기고 대입제도 또한 달라진 것이 없다. 이제 중구난방(衆口難防)에 성과도 거두지 못하는 위원회는 옥석(玉石)을 가릴 필요가 있다. 위원회는 정부의 자문기관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위원회가 정책의 구현자가 돼서는 책임 있는 국정을 펼칠 수 없다. 이미 정권의 짐이 돼버린 위원회를 과감하게 정리해 정책 추진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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