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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몰카 피해자 두 번 울리는 ‘法의 허들’

입력 2018-05-30 00:00업데이트 2018-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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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카메라(몰카) 불법 촬영과 유출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피해 여성들이 맞닥뜨리는 현실은 녹록지 않다. 동아일보가 몰카 피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사법적 해결의 첫 단계인 고소부터 피해 구제를 위한 배상 신청까지 곳곳에 ‘허들’(장애물)이 있었다. 수사기관의 소극적인 태도로 피해자들이 고소를 포기하는가 하면 재판부의 솜방망이 처벌로 촬영물이 다시 유포되는 2차 피해도 발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몰카 범죄를 “중대한 위법”이라고 규정했지만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몰카 범죄는 일상 속으로 깊숙이 침투했다. 최근에는 서울의 한 여대 근처 사진관에 고용된 사진사가 증명사진을 찍으러 온 대학생 등 여성 고객 200여 명의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해 경찰에 붙잡혔다. 몰카는 단순히 훔쳐보기가 아니라 한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인격살인 범죄다. 온라인상에 촬영물이 유포되면 영구삭제가 거의 불가능해 치유도 쉽지 않다. 그런데도 몰카 범죄의 기소율은 2010년 72.6%에서 2016년 31.5%로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이러니 수사·사법기관이 몰카 범죄를 방관한다는 불신이 생기는 것이다.

사설
몰카 촬영물은 보는 이들도 ‘범죄 영상·사진’이라는 인식이 부족하다. 수사·사법기관의 적극적이고 엄정한 대응이 중요한 이유다. 아무리 대책이 쏟아져도 피해자가 법의 허들을 넘기 힘들어 신고를 주저한다면 몰카 범죄 근절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처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법의 개정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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