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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장기 1인체제 구축한 시진핑… 짙어질 中 ‘패권의 그늘’

입력 2018-02-27 00:00업데이트 2018-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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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은 국가주석의 임기가 두 회기를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한 헌법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다음 달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는 거수기 역할을 하는 데 불과해 통과는 확실하다. 그동안 임기 5년인 국가주석을 한 차례 연임하는 것만 가능해 국가주석의 임기는 10년으로 제한됐다. 이 제한이 풀리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종신집권의 길이 열렸다. 지난해 제19차 공산당 대회에서 상무위원 7인을 측근으로 채우고 후계자 지정까지 막아 덩샤오핑 이후의 집단지도 체제를 유명무실화한 바탕 위에서 집권 연장의 길을 연 것이다.

시 주석 진영은 상무위원 7인의 집단지도 체제로는 미국과의 세계 패권 싸움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든다. 시 주석은 지난해 19차 당 대회 개막연설에서 2050년까지 군사 경제 문화를 막론하고 세계 최강국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중국몽(中國夢)의 실현을 위해 마오쩌둥 시대의 종신제 단일지도 체제로의 회귀를 공식화한 것이다. 미국의 민주주의 체제에 맞서 시 주석의 지도이념인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로 대결하겠다는 의식까지 깔려 있다.

중국이 시진핑의 장기 1인 체제를 만들면서까지 미국과의 패권 싸움에 열을 올리는 것은 누구보다 우리에게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중국과 미국의 패권이 가장 격렬히 부딪치는 지역 중 하나가 한반도다. 특히 북핵이라는 주제를 둘러싸고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중국의 패권 지향은 미국만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중국과 맞선 일본도 가만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중국과 미일의 갈등 속에 한반도는 더 깊은 격랑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자유와 인권, 법치를 중시하는 민주적 질서에 토대를 두지 않은 중국의 패권국가화는 주변국과의 관계를 근대 이전의 조공(朝貢) 질서로 되돌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한국이 북핵에 맞서 배치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은 중국의 패권이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 보여주는 예고편과 같다. 중국이 집단지도 체제를 더 민주적으로 개혁하기보다 단일지도 체제로 퇴행한 것은 북한 독재 체제의 존속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사설
그러나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시 주석이 부패 척결을 무기로 정적을 제거하고 권력을 장악했지만 더 큰 부패는 1인 체제의 그늘에서 자란다. 마오쩌둥이 주도한 ‘대약진운동’이 중국 경제를 황폐화시킨 것은 독재자가 한번 결정한 정책에 대한 비판이 힘들기 때문이었음을 시 주석은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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