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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사설]진경준 ‘넥슨 공짜 주식’ 무죄 판결, 국민이 납득하겠나

입력 2016-12-14 00:00업데이트 2016-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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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어제 진경준 전 검사장이 김정주 NXC대표로부터 넥슨 주식 1만 주 등 9억5000여 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진 전 검사장이) 챙긴 이익과 직무 사이의 관련성 내지 대가성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수 없을 정도로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구형한 130억7000여 만 원의 추징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진 전 검사장이 한진 내사 사건을 종결하면서 처남 회사가 대한항공의 일감을 받도록 한 혐의와 공직자재산등록 때 재산 상태를 숨기려 타인 명의로 금융 거래를 한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 실형을 선고했다.

 이번 재판의 핵심은 진 전 검사장이 넥슨 비상장 주식 1만 주를 사실상 무상으로 제공받은 것이 뇌물인지 여부다. 그는 이를 넥슨재팬 주식 8537주로 교환해 120억 원대의 시세 차익을 챙겼다. 검찰은 공짜 주식을 뇌물로 보고 기소했으나 재판부는 진 전 검사장과 김 대표가 오래전부터 친밀하게 지낸 사이로 ‘친구지간의 호의와 배려’라는 진 전 검사장 측 주장을 받아들인 셈이다. 과거 ‘벤츠 여검사’ 사건 때 해당 검사와 변호사가 내연 관계였다는 것을 인정해 금품수수를 무죄로 한 것과 같은 취지의 판결이다.

 전두환 노태우 비자금 사건 당시 대법원은 대통령에게 뇌물죄를 적용할 때는 대가 관계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필요가 없다며 ‘포괄적 뇌물죄’ 판례를 정립했다. 신재민 전 문화체육부 차관이 뇌물죄로 3년 6개월을 선고받았을 때도 법원은 그가 법률안을 심의하는 차관회의 참석자라는 이유로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인정했다. 기업에서 뒷돈을 받은 김광준 전 부장검사에게도 뇌물죄가 적용됐다. 이에 비춰 보면 법원이 진 전 검사장의 경우 직무의 범위를 너무 좁게 해석했다는 의구심이 든다.

사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서도 뇌물죄 성립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은 협소하게 법리를 따지는 법원보다 훨씬 폭넓게 뇌물죄를 인식하고 있다. 만약 공짜 주식 사건이 올 9월 발효된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었다면 직무 연관성이나 대가성과 상관없이 유죄 판결이 났을 것이다. 검찰은 새로운 증거 보완과 논리로 2심에서 1심 판결이 바로잡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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