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공유
공유하기
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규제 총량제, 양과 함께 질도 따져야

입력 2014-01-21 03:00업데이트 2014-01-21 03:00
읽기모드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역대 정권마다 규제 완화를 하겠다고 큰소리를 쳐왔지만 규제 총량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전봇대를 뽑겠다’던 이명박 정부 시절의 규제 건수(정부 규제개혁위원회에 등록된 규제를 기준)는 2008년 말 1만2277건에서 2012년 말 1만4889건으로 증가했다. 현 정부 들어서도 계속 많아져 20일 현재 1만5063건이다. 주로 경제민주화 입법 때문에 증가했다.

뒤늦게나마 정부는 법을 개정해 ‘규제 총량제’의 근거 조항을 만들고 정부 부처가 따르지 않을 경우 강력히 제재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노무현 정부 때도 도입됐었다. 부처별 규제의 총량을 정한 뒤 ‘해마다 규제 하나가 늘면 다른 규제 하나를 없앤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힘센 부처가 협조하지 않고, 규제의 총량을 잴 기준도 뚜렷하지 않아 부처별 규제 총량을 정하지도 못한 채 2년 만에 백지화했다. 박근혜 정부는 규제 총량제의 입법 과정을 밟고, 규제의 건수 대신 가중치를 기준으로 총량을 정해 실효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규제 개혁은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요한 국정 과제다. 특히 보건의료, 교육, 관광, 금융, 소프트웨어 등 5대 서비스산업은 풍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나 규제에 발이 묶여 있다. 내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하려면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 규제와 관련해서는 총량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품질이다. 규제 중에는 안전 식품 환경 위생 등 반드시 필요한 것, 한시적으로 필요한 것, 불필요하거나 반드시 없애야 하는 것이 뒤섞여 있다. 개별 규제의 비용과 편익을 면밀히 비교해야 한다. 미국은 의회에 예산국, 조사처, 회계감사원 등 독립기관을 설치해 규제의 비용 편익을 분석하고 있다. 규제영향 평가 등 규제의 품질을 점검하고 감시하는 시스템을 정비해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사설
국회의 협조도 절실하다. 국회에서 입법이 이뤄져야 제도 도입 자체가 가능하다. 의원 입법이나 ‘청부 입법(정부 부처들이 의원 입법 형식을 빌리는 것)’의 방법으로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의를 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원 입법을 통한 규제를 반드시 총량제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