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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구치소에서 열리게 된 동양그룹 사장단 회의

입력 2014-01-15 03:00업데이트 2014-01-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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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은 13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정진석 전 동양증권 사장, 김철 전 동양네트웍스 사장, 이상화 전 동양시멘트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곧바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현 회장 등은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1조 원대의 손해를 입히고 동양그룹 계열사에도 수천억 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사기와 배임, 횡령죄가 적용됐다.

이 동양그룹 최고경영자들은 그룹의 자금 사정이 나빠 나중에 갚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외부에 CP와 회사채를 찍어댔다. 기업에 사망 선고나 다름없는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까지도 CP 등을 팔아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쳤다. 동양그룹 CP와 회사채에 투자해 손해를 본 소액 투자자는 4만7000명에 이른다. 투자자들은 시중금리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준다는 점만 강조한 동양증권 직원들의 불완전 판매에 현혹됐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로서 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을 이용한 사기 행위이자, 건전한 자본시장의 뿌리를 뒤흔드는 파렴치한 일이다.

고위험 고수익 상품인 CP나 회사채에 대한 투자 실패의 책임은 일차적으로 투자자에게 있다. 그러나 현 회장 등은 회사가 위태로운 것을 뻔히 알면서 정보가 부족한 고객을 속여 부도의 가능성을 감추고 금융상품을 판매했다. 더구나 그룹 총수인 현 회장이 계열사 사장들에게 사기성 CP 발행을 지시한 것은 도덕적 해이를 넘어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현 회장은 회사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고 몇몇 사장은 수십억 원씩 횡령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동안 현 회장이 맡았던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과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회의 의장, 한미 재계회의 위원장 등의 화려한 경력이 부끄럽다.

사설
지난해 LIG그룹 구자원 회장에 대한 판결에서 나타났듯 법원은 사기성 CP를 발행해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부도덕한 행태에 엄중한 책임을 묻고 있다. 이들의 행위는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독려로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가 배임 혐의로 구속돼 3년 실형을 선고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혐의가 무겁고 죄질이 좋지 않다. 법원은 이들의 행위에 합당한 판결을 내려 피해를 본 투자자들의 눈물을 조금이나마 닦아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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