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C형 간염의 즉각적인 치료가 치료효과 높이고 간암 발생 줄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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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평소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던 이모 씨(60·여)는 최근 혈액검사를 통해 C형 간염 진단을 받았다. 진찰 결과 허리 통증으로 무허가 침 시술을 오랫동안 받아온 게 원인이 된 듯했다.

C형 간염은 감염의 일종이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간에 염증이나 괴사가 발생한 상태로 급성과 만성 두 종류가 있다. 급성은 면역계에 의해 바이러스가 제거돼 감염 상태가 6개월 이내에 사라지는 경우다. 만성 C형 간염은 면역계가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해 감염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뜻한다. C형 간염은 유전자 염기 배열 상태에 따라 6개 유전자형이 있다. 한국에서는 1b형이 가장 흔하며 치료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1b형은 다른 유전자형에 비해 간세포암종 발생 위험이 78%나 더 높다.

C형 간염에 한 번 감염되면 70∼80%는 만성 간염으로 진행된다. 일단 만성화되면 치료를 받지 않고 바이러스가 제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20∼25년 안에 최대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간이 굳는 간경변이 발생한다. 특히 C형 간염에 감염되면 간암 사망 비율이 미감염자보다 무려 22배나 높다. 감염이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일단 C형 간염으로 진단되면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의 1%가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로 추정된다.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본인이 감염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염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일부 환자만 소화불량 등을 호소하고, 검사를 받기 전에는 간염인 것을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많다. 감염된 지 20∼30년이 지나서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 간암 등이 발견되었는데 알고 보니 C형 간염에 감염됐던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C형 간염에 따른 간질환과 사망률은 계속 늘고 있다.

C형 간염은 백신이 없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정맥주사 약물 남용, 성접촉,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을 환자와 같이 사용하는 경우, 비위생적인 문신, 피어싱 혹은 침술 등이 원인이 되고 있다. 간혹 감염된 산모를 통해 신생아에게 전염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모유 수유나 식사, 가벼운 키스 등을 포함하여 일상적인 접촉만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하지만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다르게 완치가 가능하다. 최근엔 항바이러스제가 급격히 발전하면서 3∼6개월간 치료하면 90% 이상 치료된다. 그럼에도 C형 간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많은 환자들이 치료 시기를 놓쳐 간암 등 심각한 질병에 빠지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C형 간염 의심환자 중 8.6%만이 치료를 받았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B형보다 C형 간염이 간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검진율을 높이고, 생애주기 검사나 고령자에 한해서는 선별검사를 진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C형 간염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치료 효과가 더 좋고, 간경변 및 간세포암종의 발생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홍건영 광주기독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홍건영 광주기독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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