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이심전심(以心傳心) 도서관, 홀딱 반할만하네” 동대문구답십리도서관

  • 입력 2015년 8월 6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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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에게는 휴가철, 학생들에게는 방학시즌인 8월. 인파로 북적이는 휴가지가 꺼려진다면, 동네 도서관에서 교양을 쌓으며 여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한층 더 똑똑해진 도서관이 지역사회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에디터 김수석 포토그래퍼 김현진 촬영협조 동대문구답십리도서관(02-982-1959)


나에게 필요한 정보만 쏙쏙! 빅데이터의 마법

에디터는 도서관 마니아다. 학창시절에도 잘 가지 않던 도서관의 매력을 느낀 것은 서른이 넘어서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아도 부담이 없고, 시원한 곳에서 누구의 간섭도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1인가구의 문화공간으로서 이보다 더 좋은 곳은 흔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도서관 이용에 불편함이 따르기도 한다. 한참 인기를 끌고 있는 책들의 대출이 쉽지 않거나, 정말 꼭 보아야 하는 책들을 찾을 수 없을 때가 그렇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제시하는 이달의 추천도서나 신작들이 딱히 내 흥미를 끌지 않을 때나 연례행사처럼 매년 똑같이 돌아가는 문화·교양 강좌도 가끔은 식상하다. 그런 가운데, 도서관계의 ‘핫플레이스’로 주목을 받는 곳이 있다하여 도서관 탐방에 나섰다.

지난해 4월에 문을 연 동대문구답십리도서관은 외관상으로는 여느 도서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린이·유아자료실, 종합자료실, 디지털자료실 등이 일반적으로 갖춰져 있고 근래에 생긴 도서관답게 내부가 깔끔한 정도다.

하지만 실제 이용하면서 면면을 살펴보면,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 일단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카페테리아가 보이고 그 옆에 월별 테마게시판이 붙어있다.

7월의 테마는 ‘여행’인데 도서목록 분류부터가 심상치 않다. 7월에 열리는 전국의 축제 일정 소개로부터 시작해 국내와 해외여행 추천서적을 정리해두었고, 식도락여행, 가족여행, 여행에세이 등의 테마를 나눠서 도서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사서에게 부탁하면 자신의 나잇대의 비슷한 환경에 있는 이들이 어떤 책들을 통해 여행정보를 얻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동대문구답십리도서관의 송민선 도서관장은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 ‘빅데이터의 활용’(디지털상의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사람들의 생각과 문화를 발견하고 예측하는 것) 덕분이라고 말한다.

<동대문구답십리도서관, 송민선 도서관장>
<동대문구답십리도서관, 송민선 도서관장>

“최근 인기 대출서적으로 꼽히는 것은 <미생>이나 <정글만리>이지만, 30대 여성만 놓고 보자면 ‘자녀교육 서적’의 인기가 훨씬 높아요. 그리고 ‘성교육’이라는 키워드가 두드러지지요. 이러한 점을 참고해서 30대 여성을 위한 ‘자녀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더니, 하루 만에 프로그램 신청 접수가 마감되기도 했어요.”

송 도서관장은 주민에게 효율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방법을 찾다가 문화체육 관광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추진하는 ‘도서관 빅테이터 분석 활용 체계 구축’ 사업을 알게 됐다. 그리고 지난해 5월부터 본 사업에 참여해 KISTI가 개발한 프로그램 ‘사서 도움e’를 설치했다.

“본 프로그램으로 도서,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해서 맞춤형 운영 계획을 마련했어요. 빅데이터 활용의 최대 장점은 적은 예산으로 효율적인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지난해 우리 도서관은 빅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해 꼭 필요한 도서들을 효율적으로 구매할 수 있었고, 도서관 홍보 마케팅을 위한 기초자료를 얻을 수 있었어요.”

동대구문구답십리도서관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대출빈도가 높은 요일과 시간에는 저자특강과 같은 특강을, 대출 분포가 낮은 요일과 시간대에는 문화 프로그램을 개설하였고, 이용률이 저조한 이용자들이 도서관을 더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도 했다. 도서관이 이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사례를 찾기 어렵다.

“도서관에 있는 책 중에도 거의 대출이 이뤄지지 않는 책들이 꽤 돼요. 우리 도서관은 신규도서관이라 15% 정도의 미대출 도서가 있는데, 생긴 지 좀 된 도서관들은 미대출 도서가 20% 정도가 돼요. 미대출 도서 중에도 알려지지 않거나 사장된 값진 책들이 많아요. 그래서 빅데이터를 통해 미대출 도서를 분석해서, 미대출 도서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책 속의 보물찾기’, ‘미대출 도서 중심의 테마서가’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어요.”



지역의 사랑방 역할, 주민이 만들어가는 도서관

때로는 아이들의 놀이터로, 때로는 엄마들의 수다카페로,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는 지역 도서관들은 문화커뮤니티와 정보교류의 공간으로서 그 활용도가 계속 커지고 있다. 송 도서관장은 굳이 큰 도서관을 가지 않아도 지역도서관을 통해 충분한 자료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도서관의 경우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사서들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우리 도서관에 없는 정보라면, 인근 도서관이나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등에서 자료를 요청하거나 다운받아서 제공해드리기도 해요. 전방위적인 정보 검색과 제공 기능을 갖추고 있어요.”

<동대문구답십리도서관 1층 어린이실>
<동대문구답십리도서관 1층 어린이실>

작년에 시범적으로 운영되었던 ‘도서관 빅테이터 분석활용 체계 구축’ 사업은 동대문구답십리도서관의 성공적인 운영사례 등을 기반으로 올해는 더욱 확충 운영되어 전국의 900여 개의 도서관 중에 240여 개의 도서관이 참여할 예정이다. 또한, 이용객이 직접 빅데이터를 조회·확인하여 도서관이용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시스템도 구축 중에 있다.

“지역주민과 지역사회가 함께해나간다는 생각으로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어요. 올여름에는 소외계층과 교류하는 ‘수화로 배우는 동화’, 시대별 음악을 독서와 연계한 ‘음악이 흐르는 도서관’ 등을 추진해가고 있어요. 도서관이 지역주민들에게 더욱 편안하고 필수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동대문구답십리도서관 사서가 권하는 ‘여름휴가에 같이 보면 좋은 책들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amede.net), 취재 김수석 기자(kss@egihu.com), 촬영 김현진 사진기자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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