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여럿이 함께 살면 마냥 좋기만 할까?” 셰어하우스의 어두운 그림자

  • 입력 2015년 5월 8일 14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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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는 하나의 주거(집)를 여러 사람이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최근 전셋값은 계속 뛰어오르고 셰어 하우스 방식을 차용한 예능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자, 셰어하우스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TV에서 보이는 장점들과 달리, 숨겨진 단점들도 많다.

에디터 임종현


월급은 그대론데 물가와 세금은 계속 올라간다. 이렇게 빠듯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쥐꼬리 같은 월급에서 월세 등의 주거비용으로 나가는 비중은 굉장히 크다. 그렇다고 몇 십 년을 모아도 사기 힘든 집을 대출받아 덜컥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셰어하우스에 입주하는 사람들은, 혼자 벌어 혼자 생활하는 1인 가구가 많은데 그들은 식재료비나 생활필수품 등을 살 때도 소량씩 구매하다보니 가격 면에서 손해 보는 경우가 많다.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관심 고조

경제적인 면을 떠나서라도 혼자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외로움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이유들로 요즘 셰어하우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뉴스나 시사프로그램에서 셰어하우스에 대해 집중 조명하고, 예능프로그램까지도 셰어하우스를 차용해 만들고 있다.

시즌2까지 나온 SBS의 ‘룸메이트’ 프로그램과 작년에 올리브TV에서 제목까지 그대로 차용해 만든 ‘셰어하우스’가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셰어하우스는 입주민들이 취사·휴식 등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생활공간이 마련된 공동주택이다. 공동 생활공간이 마련돼 주거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으며 비용 또한 저렴하다.

일반적으로 업체가 개인 입주자를 모집하는 형태로 수십 명 정도의 비교적 규모가 작은 아파트부터 규모가 큰 단독주택 등도 셰어하우스로 불린다. 특히 1~2인 가구가 많은 일본·캐나다 등의 도심에 많으며, 일본의 경우엔 1980년대부터 등장한 주거 양식이다.


셰어하우스의 단점

1. 계약 시 사기를 당할 위험이 높다

우선 셰어하우스는 입주할 때부터 커다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건 일반적인 주택계약보다 사기를 당하기 쉽다는 것이다.

셰어하우스는 그 특성상 인터넷 카페를 통해 알게 된 사람과 계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먼저 집주인과 계약한 사람이 카페를 통해 알게 된 다른 세입자들과 재임대 계약을 맺은 뒤 보증금과 월세나 전세 자금을 나눠서 내는 방식을 많이 이용한다.

예를 들어 보증금 2천500만원에 월세가 100만원인 집인 경우 4명을 모으면, 재임대 계약서를 작성할 때 보증금까지 650만원을 내고, 이후부터는 매달 25만원만 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허술하게 이루어지는 거래의 특성상 돈만 받고 종적을 감춰버리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런 일은 보통 집주인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이루어지기에, 어떠한 보상도 받을 수 없다. 최근 이와 유사한 사기를 겪는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안정성을 내세운 셰어하우스 전문 업체도 생겨났다. 이런 업체들은 계약할 때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또한, 보증금도 보통 2개월 치의 월세 정도밖에 안 돼 부담도 적다.

하지만 월세는 일반적으로 40~70만 원 정도로 비싼 편이다. 보증금만 적을 뿐이지 일반 원룸의 월세와 비슷한 돈을 내고, 공동시설에서 오는 불편한 점을 감당하기엔 억울한 부분이 있다.


2. 거주인들 간의 갈등이 생길 요소가 많다

무엇보다 셰어하우스에서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것은 거주인들 간의 갈등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인간관계인데, 아무래도 공동생활을 하다 보면 크고 작은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구성원 거의 대부분이 좋은 사람이더라도 매너가 부족한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껴있으면 공동생활 특성상 모두가 불편을 겪게 된다. 그리고 각각 다른 생활방식으로 인해 갈등을 빚거나 마음고생을 하는 일도 빈번히 일어난다.

거주인 개개인의 생활시간이 다르다보니, 본의 아니게 피해를 주는 경우도 많다. 밤늦게까지 스탠드를 켜고 공부를 한다거나, 밤에 TV를 보는 등의 사사로운 일들이 남들에게는 큰 피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3. 사생활 보호가 안 된다

여러 사람이 공동생활을 하다보면 개인의 습관이나 일상생활 등도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사생활 보호가 쉽지 않다. 그리고 셰어하우스가 일반 원룸보다 넓다 하여도 여러 사람이 쓰는 특성상 특히 화장실, 주방, 거실을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크다.

셰어하우스에서 6개월 살았던 경험이 있는 김 모씨(35세)는 본인 방에서 여자 친구와 통화한 내용을 거주인이 듣게 되었는데, 그 내용을 다른 거주인들에게까지 말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돼 소름이 끼칠 정도로 불쾌했다고 한다.


4. 성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작년 1월 서울중앙지법은 하우스메이트로 지내던 여성을 성폭행한 남성에게 실형을 선고했고, 2012년 10월에도 비슷한 혐의로 입건돼 강간치상죄로 징역형을 받은 남성이 있다.

같은 방을 쓰지는 않아도, 남녀가 함께 공동생활하는 셰어하우스에는 빈번하게 성희롱 문제가 발생한다. 남녀가 함께 있는 곳이면 직장이든 학교든 성희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긴 하나, 함께 생활한다는 데 있어 그 문제와 빈도가 더욱 심각한 편이다.

셰어하우스 입주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이 가입하는 하우스메이트 사이트에는, 많은 남성이 저렴한 집세를 내세워 여성 하우스메이트를 모집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대놓고 성적인 부분을 요구하기도 하여 셰어하우스에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여성들을 불쾌하게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셰어하우스에 입주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우선 스스로가 공동생활을 하는데 있어 적합한 사람인지 따져보고 위에 나온 장단점들을 잘 알아봐야 한다. 그다음 가격, 위치, 가려는 셰어하우스의 특성, 세입자 간의 분위기까지 모두 꼼꼼히 따져본 뒤 신중하게 결정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amede.net), 취재 임종현 기자(kss@egihu.com)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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