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버터 없는 버터맥주’가 사람들의 입길에 올랐다. 이 제품을 기획·광고한 상품기획사 대표이자 그룹 어반자카파 멤버인 박용인(37)이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기 때문이다.
박 씨 등은 2022년 5월부터 2023년 1월까지 편의점 등에서 해당 맥주를 판매하면서 버터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소셜 미디어와 홍보 포스터 등에 버터를 원재료로 사용한 것처럼 ‘버터맥주’, ‘BUTTER BEER’, ‘버터베이스’로 광고한 혐의로 기소 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버터를 추가하면 무엇이든 더 맛있어 진다’라는 요리계 격언이 있다. ‘버터 없는 버터맥주’는 소비자를 기망한 혐의가 인정 돼 법적으로는 유죄 판단을 받았다. 하지만 건강 측면에서 보면 ‘무죄’다. 버터 섭취가 많을수록 조기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버터를 카놀라유나 올리브유와 같은 식물성 기름으로 바꾸면 조기 사망 위험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사협회학술지(JAMA) 내과학(Internal Medicine)에 지난 6일(현지시각) 발표한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대 계열 브리검&여성 병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10g(한 숟가락도 안 되는 양)의 버터를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하면 모든 원인, 특히 암으로 인한 조기사망 위험이 17% 줄어든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연구 결과는 22만 명 이상의 식단 및 건강 기록을 33년 간 추적 조사한 데이터를 분석해 얻었다. 총 버터 섭취량은 요리와 제빵에 사용한 버터, 발라먹는 버터, 마가린과 혼합한 제품의 섭취량 등을 모두 합쳤다. 식물성 기름 섭취량은 튀김, 샐러드드레싱, 제빵, 볶음 요리 사용량을 합쳐 추산했다.
연구자들은 나이, 체질랑 질수(BMI), 흡연, 총 칼로리 섭취량 등의 변수를 고려하여 결과를 조정했다.
분석 결과 버터를 가장 많이 먹은 사람들은 가장 적게 먹은 사람들에 비해 사망위험이 15% 더 높았다.
반면 식물성 기름을 가장 많이 먹은 사람들은 이를 가장 적게 먹은 사람들에 견줘 사망 위험이 16% 더 낮았다.
추가 분석 결과, 매일 소량(10g)을 버터를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하면 사망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리검&여성 병원의 영양학 조교수이자 공동 저자인 다니엘 왕 박사는 “사람들을 버터를 콩기름이나 올리브유로 바꾸는 간단한 식단 교체가 장기적으로 상당한 건강상 이점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중 보건 관점에서 볼 때 이는 암이나 기타 만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 상당히 큰 수치다”라고 덧붙였다.
버터와 식물성 기름에는 여러 유형의 지방산이 들어있다. 연구자들은 각각의 지방산이 신체에 다르게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버터가 나쁜 이유는 포화 지방산이 풍부하여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동맥 경화 등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형의 지방은 또한 염증과 호르몬 활동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어 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버터를 완전히 끊어야 할까?
“우리는 사람들이 버터를 완전히 피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일일 식단에서 버터를 약간만 줄이고 그것을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하더라도 매우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건강상의 이점이 있을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라고 브리검 여성 병원의 연구원이자 제1 저자인 유장(Yu Zhang) 박사가 말했다.
동물성인 버터와 달리 식물성 기름은 불포화 지방산이 더 많아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세포와 뇌 건강을 유지하고, 염증을 억제하고, 심지어 특정 비타민을 흡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떤 식물성 기름이 가장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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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에 따르면 올리브유, 카놀라유, 콩기름(대두유)이 건강에 가장 유익한 영향을 미쳤다. 이는 항염성 오메가-3 지방산 함량이 높은데서 오는 효과다. 오메가-3는 신체 세포를 유지하고, 에너지를 제공하며, 면역 방어력을 유지하고, 최적 수치일 때 염증을 감소시킨다.(단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해로울 수 있다)
옥수수유, 땅콩유, 홍화씨유, 해바라기씨유와 같은 다른 씨앗 기름은 오메가-6 지방산 수치가 더 높다. 오메가-6 분자는 모발과 피부 성장을 자극하고, 신진대사를 조절하고, 뼈 건강을 지원하며, 어떤 경우에는 항염 특성이 있을 수도 있어 건강 유지에 꼭 필요한 성분이다.
하지만 오메가-6는 염증성 프로스타글라딘을 생성할 우려가 있어 섭취량에 신경 써야한다. 현대식 식단은 대개 오메가-6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오메가-3 비중이 낮은 편이다. 세계 보건기구(WHO)는 오메가-3 대 오메가 6 섭취 비율을 1대 4 이하로 유지할 것을 권장한다. 콩기름과 카놀라유에는 오메가-3와 오메가-6가 모두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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