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내에서 차지하는 근육과 내장 지방의 양이 폐기능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정영주·김홍규 교수팀은 10일 성인 1만 5000여명의 복부CT와 폐활량 수치를 분석한 결과, 골격근량이 많고 내장 지방이 적을수록 폐활량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미국 흉부의사협회 국제 학술지 ‘체스트’(Chest) 최신 호에 게재됐다.
특히 근육량이 적고 내장 지방이 많은 ‘근 감소성 비만’에 해당할 경우 폐 기능 저하율이 근육량이 많고 내장 지방이 적은 건강한 신체 그룹보다 최대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폐 기능 저하율은 한국인의 표준화된 폐활량 수치와 비교한 백분율이 80% 미만일 경우 해당한다.
연구팀은 2012년 1월~2013년 12월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1만 5827명(남성 9237명, 여성 6590명)의 복부 CT영상과 폐활량 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영상을 활용해 지방이 적은 건강한 근육의 양과 내장 지방 면적을 산출했고 연령과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를 보정해 가장 적은 최하위 그룹(최저 25%)부터 가장 많은 최상위 그룹(최고 25%)까지 각각 4개 그룹으로 나눴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골격근량과 내장 지방이 노력성 폐활량(최대한 숨을 들이마신 뒤 힘껏 내뱉은 공기량, FVC)과 1초간 노력성 호기량(폐활량 측정 시 처음 1초 동안 배출된 공기량, FEV1)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근육량이 적고 내장지방이 많은 ‘근 감소성 비만’에 해당할 경우 폐 기능이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근 감소성 비만 그룹의 폐 기능 저하율은 19.1%로 근육량이 많고 내장 지방이 적은 그룹(4.4%)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여성 또한 각각 9.7%, 3.1%를 기록해 근 감소성 비만 그룹의 폐 기능 저하율이 3배 이상 높았다.
반면 근육량 상위 25%, 내장 지방 하위 25%에 속하는 사람들의 폐활량은 전체 그룹 중 가장 높았다. 성별에 상관없이 근육량이 가장 적고 내장 지방이 가장 많은 그룹보다 3~5% 높은 수치를 보였다고 한다.
건강한 근육이 많은 최상위 남성 그룹의 노력성 폐활량은 정상 예측치 백분율이 92.4%로 최하위 그룹(88.7%)보다 높았다. 1초간 노력성 호기량 역시 각각 93.7%, 90.6%를 기록해 최상위 그룹이 최하위 그룹보다 3.1% 더 높은 폐활량을 기록했다. 여성도 최상위 그룹의 노력성 폐활량은 95.6%, 최하위 그룹은 91.9%를 기록했고 1초간 노력성 호기량은 각각 95.7%, 92.8%로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와 관련해 “건강한 근육이 많을수록 횡격막, 늑간근 등 호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근육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흉곽이 충분히 확장됨으로써 폐활량 역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장 지방이 가장 많은 남성 그룹은 노력성 폐활량은 88.1%로 가장 적은 그룹(93.1%)보다 낮았다. 여성의 경우에도 내장 지방 최상위 그룹과 최하위 그룹은 3.4%의 폐활량 차이를 보였다.
내장 지방의 침착으로 인해 흉곽의 용적이 감소하고 염증 반응이 일어나 폐 기능이 약화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정영주 교수는 “폐 기능 향상을 위해서는 내장 지방을 줄이면서 지방이 적은 건강한 근육을 늘려야 한다. 개개인의 신체 구성에 맞는 적절한 운동과 식이 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