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의료진이 꼽은 ‘대장암 위험 낮추는 음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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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2월 13일 09시 50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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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를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특정 대장암 발병 위험을 최대 20%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암은 국내에서 갑상선암(12%)에 이어 두 번째로 발병률(11.8%)이 높다. 젊은 사람도 많이 걸린다. 국제 학술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20~40대의 대장암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 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개국 가운데 1위다.

대장암의 발생 원인은 크게 유전적 요인(10~30%)과 환경적 요인(70~90%)으로 나뉜다. 환경적 요인은 수정 가능하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산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MGH)과 브리검 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 등이 속한 미국 최고 수준의 병원 네트워크 매스 제너럴 브리검(Mass General Brigham)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식단을 통해 대장암 예방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기에 큰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요구르트 섭취에 따른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를 통해 특정 대장암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권위 있는 학술지 장내 미생물학(Gut Microbes)에 발표했다.

십만 명 이상의 남녀 성인을 수십 년간 추적 관찰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요구르트를 장기간 섭취한 사람은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양성 대장암(대장암 종양에서 유익 균인 비피도박테리움의 존재가 확인된 사례) 발병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구르트 섭취와 비 세균성 대장암 위험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었지만, 일주일에 최소 2회 섭취하면 비피도박테리움 양성 결장암 위험이 20% 낮아졌다.

연구자들은 요구르트와 같은 발효 식품에서 발견되는 비피도박테리움을 포함한 건강한 박테리아가 장에 살고 있는 해로운 박테리아의 양을 줄여 박테리아로 인한 결장암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대장에서 주로 서식하는 비피도박테리움은 식이섬유를 먹이로 삼으며 염증성 장 질환 예방, 면역력 강화 등의 역할을 한다.

존스홉킨스 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가족력이 없는 대장암 환자의 최소 절반에서 세균이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한 바 있다.

연구진은 간호사 건강연구(NHS)와 의료 전문가 추적 연구(HPFS) 데이터를 활용했다. NHS는 1976년부터 10만 명 이상의 여성 등록 간호사를, HPFS는 1986년부터 5만 1000명 이상의 남성 의료 전문가를 대상으로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주기적으로 생활 습관 요소와 질병 발병 유무에 관한 설문지를 작성했다. 여기에는 플레인 및 가향 요구르트를 포함해 하루 유제품 섭취량에 관한 질문도 들어 있다.

연구진은 또한 대장암 확진 판정을 받은 참가자들의 조직 샘플을 분석하여 종양 조직 내 비피도박테리움 DNA의 양을 측정했다.

두 연구 집단에서 발생한 총 3079건의 대장암 확진 사례 중 비피도박테리움 함량에 대한 정보가 제공된 것은 1121건 이었다. 이중 346건(31%)이 비피도박테리움 양성이었고, 775건(69%)은 비피도박테리움 음성이었다.

연구진은 장기간 요구르트 섭취와 전체 대장암 발병률 사이에서 유의미한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비피도박테리움이 발견된 종양에서 연관성을 찾아냈다. 앞서 설명했듯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요구르트를 섭취한 참가자는 이러한 종양 발병률이 20% 낮았다. 이 감소는 주로 오른쪽 결장인 근위 결장암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위 결장암은 원위(결장 왼쪽) 결장암보다 생존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요구르트를 포함한 발효유 제품이 위장 건강에 유익하다고 오래전부터 믿어 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러한 보호 효과가 비피도박테리움 양성 종양에 특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브리검 여성병원 병리학부와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역학부 교수이자 공동 책임저자인 토모타카 우가이(Tomotaka Ugai) 박사가 설명했다.

요구르트에는 여러 종류의 살아 있는 유익한 박테리아로 구성된 프로바이오틱스가 포함되어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 균의 균형을 맞추는 것 외에도 장내 염증을 줄여 암세포 형성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구르트의 프로바이오틱스는 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변비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이는 변이 결장에서 머무는 시간을 줄여 유해 세균이 확산될 위험을 감소시킨다.

연구진은 장기간의 요구르트 섭취가 장내 미생물군, 특히 비피도박테리움을 변화시켜 근위 결장암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가설을 세웠지만, 확정적인 결론을 도출하려면 기초 과학 연구와 인구 건강 연구를 결합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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