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습관… 평일엔 자전거 출퇴근, 주말엔 조정”[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22일 1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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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7년 전, 해외 연수 중 자전거 입문
한 달만에 체중 줄고, 몸 가뿐해져
“3,4일만 운동 안해도 습관 깨져,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는 게 최선”

김성환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7년 전, 해외연수 당시 처음 자전거를 탄 뒤 주 2회 이상 자전거 출퇴근을 유지하고 있다. 몸체가 작고, 접을 수 있는 ‘미니벨로’ 모델로, 강원도 속초와 제주 자전거 일주까지 해 냈다. 김 교수가 병원 주변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김성환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48)는 키가 190㎝에 이르는 거구다. 얼핏 보기에도 건강해 보인다. 실제로 질병을 의심할 만한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40대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따로 시간 내서 운동한 적이 거의 없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주말 등산하는 게 전부였다. 교수 대부분이 즐기는 골프조차 하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요즘에는 운동에 푹 빠져 산다.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는다. 종목도 한둘이 아니다. 김 교수는 기자와 인터뷰하고 나서야 자신이 그토록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운동이 재미있고 하나씩 늘리다 보니 생활습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주 2회 이상 미니벨로 타고 출퇴근
김 교수는 집에서 병원까지 11㎞의 거리를 종종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다. 그날 저녁 약속이 있으면 자전거 퇴근은 다음 날로 미룬다. 이런 식으로 최소한 주 2회 이상 자전거 출퇴근을 지킨다. 매주 44㎞ 이상 자전거 출퇴근을 하는 셈이다.

자전거는 7년 전에 처음 탔다. 당시 영국에서 연수 중이었다. 집에서 학교까지 직행하는 버스가 없었다. 자전거를 장만했다. 그 후로 매일 20여 분씩 자전거로 통학했다. 딱 한 달 만에 체중이 11㎏ 줄었다. 허리띠 몇 칸을 더 졸라매야 했다. 얼굴이 반쪽이 됐다는 농담도 들었다.
그래도 몸 상태는 최상이었다. 일단 가벼웠다. 아침에도 저절로 일찍 눈이 떠졌다. 김 교수는 “누구든 한 달만 꾸준히, 제대로 자전거를 타면 이런 변화를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자전거를 들고 귀국했다. 한강 자전거 도로를 달려봤다. 한강 풍경이 무척 예쁘다고 생각했다. 운동도 하고, 풍경도 즐길 겸 해서 자전거 출퇴근을 하자 마음먹었다. 자전거 출퇴근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의 자전거는 ‘미니벨로’ 모델이다. 몸체가 작다. 속도를 올릴 수 있는 기어도 3단에 불과하다. 먼 거리를 가려면 그만큼 힘이 더 든다. 그런데도 그 자전거를 택한 것은 접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김 교수는 “페달이 빡빡하면 근력 운동 효과가 커지고, 접을 수 있으면 어디든 들고 다니며 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 교수는 주말에는 한강 자전거 도로를 달렸다. 가족들과 서울 시내 여러 곳을 다녔다. 날을 잡아서 강원도 속초에 가서 탄 적도 있다. 제주도로 건너가 해안가를달리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 자전거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교수는 주말마다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동호회 회원들과 조정을 즐긴다. 김 교수는 조정은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 효과를 모두 얻을 수 있는 전신 운동이라고 했다. 김성환 교수 제공


●“조정, 나이 상관없이 즐길 수 있어”
약 5년 전, 김 교수는 우연한 기회에 조정을 시작했다. 선배의 제안으로 조정 동호회를 꾸렸다. 주말마다 오전 6시부터 2~3시간씩 미사리 조정 경기장에서 훈련했다.

조정 경기장에 가는 횟수가 늘어나는 만큼 주말 자전거 타는 횟수가 줄었다. 그래도 조정을 못 하는 날에는 다시 자전거를 탔다. 그러다 보니 주말 이틀 내내 운동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운동량이 더 늘어났다. 김 교수는 “오전에 운동을 끝내기 때문에 오후에 가족과 함께 보내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며 웃었다.

조정 보트는 1인용, 2인용, 4인용, 8인용이 있다. 김 교수는 주로 2인용과 4인용 보트를 탄다. 혼자 균형을 잡아야 하는 1인용의 난도가 가장 높다. 언젠가 1인용에 도전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곧 물에 빠지고 말았다. 김 교수는 조금 더 훈련해서 1인용 보트에 다시 도전할 생각이다.

김 교수는 조정이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 효과를 모두 얻을 수 있는 전신운동이라고 했다. 얼핏 보면 팔로 노 젓는 동작만 보이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 발로 보트 밑바닥을 밀면서 몸통에 힘을 줘야 한다. 또 노를 끌어당길 때는 허리를 펴야 한다. 상체를 비트는 동작이 없어 척추에도 무리가 가지 않는다. 양쪽 팔과 다리를 모두 쓰기 때문에 평형감을 키우기에도 좋다.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힘든 운동도 아니란다. 김 교수는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 보니 70대와 80대는 흔하고 90대 노인도 있었다. 자기 체력에 맞게 조절하면 조정은 나이 들어서까지 할 수 있는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조정 운동의 장점은 또 있다. 김 교수는 “확 트인 공간에서 보트를 타다 보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스트레스가 싹 풀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트 장만 비용은 부담일 수 있다. 보트를 대여해주는 업체가 없어 직접 구매해야 한다. 김 교수가 속한 동호회도 회원들이 회비를 내서 중고 보트를 샀다.

●“달리기와 등산은 신중하게”
3년 전에는 달리기도 시작했다. 지금까지 10㎞ 마라톤 대회를 6회 나갔다. 김 교수는 달리기를 무척 좋은 운동으로 평가했다. 운동량이 많고, 땀을 통해 노폐물도 많이 배설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와 같은 쾌감도 느낀다. 김 교수는 요즘도 해외 학회에 가면 아침 일찍 반드시 달린다.

그런데도 김 교수는 달리기가 썩 재미는 있지 않다고 했다. 혼자 달리는 게 외로운 운동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마라톤 대회에도 동료들이 함께 있었으니 출전한 것이다. 나 혼자였다면 참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 점은 자전거와 다르단다. 자전거는 자기 체력에 맞게 속도를 조절하며 풍광도 즐겨야 하기에 혼자가 더 좋다는 것이다.

등산은 그가 대학생 때부터 즐겨온 취미다. 국토 종주에 도전한 적도 있다. 해외의 유명한 산에도 몇 차례 올랐다. 히말라야산맥을 오르고 싶다는 욕망을 품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꿈이 많이 사라진 상태다. 산에 가는 횟수가 갈수록 줄고 있다고 한다.

김 교수는 나이가 들면 산행은 무척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 자신도 언젠가 산행 중에 큰 낭패를 당한 적이 있다. 게다가 험한 지역을 오르내리다가 잘못하면 발목이나 무릎에 큰 부상이 생길 수도 있다.

김 교수는 달리기나 등산이 키가 큰 사람에게는 부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더 많은 압박이 무릎에 가해지기 때문. 이런 점만 잘 보완한다면 운동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이 때문에 달리기는 동료가 있다면 자주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등산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위험도가 커지는 것 같아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김성환 교수가 병원 내 헬스클럽에서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김 교수는 큰 근육과 코어 근육 강화에 신경을 쓴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나이 들수록 근력 운동 필요”
김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근력 운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의료 기술이 좋아진 덕분에 수명은 늘었지만. 삶의 질까지 좋아졌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근육량이 떨어지면 노인의 신체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경우 누군가의 보살핌이 없다면 일상생활을 제대로 영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김 교수의 아버지와 친척이 병에 걸렸다. 그제야 자신을 돌아봤고, 근력 운동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끔은 팔굽혀펴기를 하지만, 그것 말고는 제대로 근력 운동을 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 제대로 해 보자고 마음먹었다.

우선 자신의 근력 상태를 체크했다. 하체 근력은 그나마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상체 근력은 많이 약했다. 더 건강해지려면 골고루 근력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병원 내 헬스클럽에서 근력 운동을 시작했다.

그날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30분에서 1시간 정도 헬스클럽에서 운동한다. 벤치프레스, 스쾃, 철봉 등 몸의 큰 근육과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주로 한다. 3개 혹은 4개의 기구를 12회 3세트씩 이용한다. 되도록 평일에는 매일 근력 운동을 하려고 노력한다. 보통 매주 4회 정도는 헬스클럽을 찾는다.

김 교수는 “운동도 습관”이라고 했다. 운동하면 더 운동을 찾게 되고, 하지 않으면 더 멀어진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3일 혹은 4일 정도만 운동을 중단해도 이 습관이 깨진다. 배가 나오고 허리띠의 구멍이 하나 더 밀린다. 피로감도 커진다. 운동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라며 웃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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