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씹기 어려워하는 노인일수록…노쇠 위험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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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20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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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음식을 제대로 씹기 어려워하는 노인일수록 노쇠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쇠는 일반적인 노화보다 급격히 신체 기능이 허약해져 장애나 입원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20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빛고을 전남대학교병원 노년내과 강민구 교수팀은 음식을 씹는 저작 기능이 노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3018명을 대상으로 노쇠 정도와 저작 기능을 분석했다.

노쇠 여부는 노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36가지 항목 중 현재 해당하는 항목의 비율로 계산했다. △천식, 당뇨, 뇌졸중 등 동반질환 △운동 능력, 사회활동제한, 난청 등 기능적 평가 △우울, 체중 감소, 스트레스 등의 노쇠 징후와 증상 등을 조사했다.

노쇠 여부 조사 결과, 노쇠하지 않은 건강한 집단은 1222명, 노쇠 전 집단은 1014명, 노쇠 집단은 782명으로 분류됐다.

저작 기능은 틀니 착용이나 임플란트 시술 여부와 상관없이 음식을 씹는 데 어려움이 있는지를 물어 조사했다.

집단별 저작 기능을 살펴보면, 건강한 집단은 29.9%(365명)가 씹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노쇠 전 집단이나 노쇠 집단은 각각 42%(426명)와 59.5%(465명)가 저작 기능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를 비교 집단 간 연령과 성별, 체질량 지수, 각종 질병 등이 유사하도록 수치를 보정해 분석했더니 저작 어려움을 호소하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노쇠 집단에서 약 2.68배, 노쇠 전 집단에서 1.4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저작 기능이 떨어지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치주질환이 많고, 치아 개수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주질환이 있으면 음식을 씹는 어려움이 약 1.29배 증가했다. 사랑니나 충치를 제외한 건강한 영구치가 1개 감소할수록 음식을 씹는 기능이 3%씩 감소했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왼쪽), 강민구 빛고을 전남대학교병원 노년내과 교수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왼쪽), 강민구 빛고을 전남대학교병원 노년내과 교수
정희원 교수는 “음식을 씹는 능력이 영양 섭취와 식단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노년기 전신건강상태를 파악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틀니와 임플란트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음식을 씹는 데 어려움이 없다면 저작 기능이 좋은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이들 장치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노쇠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평소 구강 검진을 통해 치아 상태를 건강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이미 음식을 씹는 데 어려움이 있는 노인이라면 고령 친화 식품이나 보충제 등을 통해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해 노쇠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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