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중년의 건강]빗길에 ‘쿵’… 엉덩방아, 허리디스크로 이어질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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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요추염좌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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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 일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김영익 일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 연일 계속된 비 소식에 우산을 쓰고 출근길에 오르는 김 부장(50). 지하철역에 들어서자 그의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계단과 통로가 빗물로 흥건하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로 사라진 일회용 우산비닐 커버 대신 생긴 빗물받이 통으로는 역부족이다. ‘꽈당.’ 결국 잰걸음으로 서두르다 미끄러지며 김 부장이 엉덩방아를 찧었다. 엉덩이를 털며 일어났다. 다행히 보행에는 이상이 없지만 허리가 삐끗했는지 요통이 강하게 느껴진다. 시간이 지나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점심에는 병원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잦은 비에 지하철 통로와 계단, 에스컬레이터에 빗물이 마를 날이 없는 요즘이다. 출근길을 서두르는 발걸음에 직장인들이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김 부장처럼 구두를 주로 신는 중년 직장인이라면 빗길 출근은 더욱 위험하다.

넘어져 본 사람은 안다. 아픈 건 둘째 치고 창피함이 더 크다. 아무렇지 않게 자리부터 빨리 피하고 싶기 마련이다.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그제야 엉덩이부터 허리까지 통증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엉덩방아를 찧게 되면 허리에 순간적으로 강한 충격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특히 허리 주변의 인대와 근육 등이 손상되면 찌릿한 요통이 생긴다. 바로 ‘급성 요추염좌’다.

급성 요추염좌는 이처럼 순간의 사고로 척추가 충격을 받으면서 발생한다. 급성 요통은 초기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기에는 냉찜질로 부기를 가라앉히고 이후에는 온찜질로 염증과 부종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통증이 심해지고 지속된다면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하자. 가벼운 통증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면 만성 요통으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약해지고 손상된 근육과 인대는 체중의 부하를 효과적으로 흡수하지 못하고 디스크(추간판)에 전달되는 압력을 높여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복부비만이 있거나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허리가 이미 약한 상황일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방에서는 동작침법(MSAT)과 침치료, 약침, 추나요법, 한약 처방 등이 병행된 한방통합치료로 급성 요추염좌를 치료한다. 동작침법은 한의사가 환자의 경혈과 통증 부위에 침을 꽂은 상태로 환자의 수동·능동적 움직임을 유도해 근육을 풀어주는 응급침술이다. 동작침법의 요통 완화 효과는 진통제의 5배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PAIN’에 게재돼 과학적인 효과가 입증됐다.

이어 통증 경감에 좋은 침치료와 함께 한약재의 유효한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으로 주입해 손상 부위의 염증을 빠르게 없앤다. 갑작스러운 충격에 틀어진 뼈와 경직된 근육을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로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위치를 바로잡아 척추와 주변 조직의 기능을 원활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근육과 인대 강화에 효과적인 한약 처방으로 치료 효과를 높인다.

겨울에만 미끄러진다는 법은 없다. 비 오는 날 지하철 대리석 바닥은 미끄러지기 쉬운 최악의 장소로 변한다. 보폭을 평소보다 10% 줄여 종종걸음로 천천히 걷자. 특히 계단과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손잡이를 잡고 이동해야 한다. 미끄러졌다고 창피해서 급하게 일어나다 보면 다시 넘어질 수 있다. 마음을 진정하고 다친 곳은 없는지 확인하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청하는 것이 현명하다.

허리가 안 아픈 중년 직장인은 없다. 가벼운 요통이 중년의 허리에는 고통이다. 비 내리는 출퇴근길. 엉덩방아가 허리디스크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사고 예방은 기본이고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는 필수다.


김영익 일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헬스동아#건강#의학#꽃중년의건강#급성 요추염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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