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테니스엘보’ 증세 절반은 ‘유사 테니스엘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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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측 팔꿈치가 아프면 흔히 테니스엘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절반은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 샌더스 등은 2000년과 2014년에 전문 병원을 방문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논문에서 외측 팔꿈치의 진단과 치료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알아봤다. 그 결과 테니스엘보(외상과건병 혹은 외상과염)의 진단이 절반으로 감소된 것을 발견했다. 이는 외측 팔꿈치 통증의 절반이 과거에는 테니스엘보로 잘못 진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외측 팔꿈치의 통증은 테니스엘보 이외에도 다양한 병이 있으며 다양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흔히 테니스엘보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는 신경의 병이거나 연골의 병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6번 경추 신경은 머리에서 출발해서 목을 거쳐 팔꿈치를 지나 외측 엄지와 검지 손가락 쪽을 지배한다. 이 신경이 목을 지날 때 눌리거나 마찰돼 외측 팔꿈치 근처의 통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를 경추 신경병증이라 부른다. 혹은 6번 경추 신경 자체는 괜찮은데 팔꿈치 근처에서 신경의 일부가 근육이나 힘줄 사이에 끼면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요골터널증후군이라 한다.

 테니스엘보는 힘줄의 병이다. 그러나 6번 경추 신경병증이나 요골터널증후군은 신경의 병이다. 신경의 병과 힘줄의 병은 구별이 어려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매우 쉽다. 팔꿈치와 외측 팔꿈치에서 외측 네 번째 손가락 쪽으로 4∼5cm 아래, 이 두 군데를 눌러보면 된다. 팔꿈치 자체의 통증이 훨씬 심하면 테니스엘보의 가능성이 높고, 팔꿈치보다 4∼5cm 아래를 눌렀을 때가 훨씬 더 아프다면 신경의 병일 가능성이 높다.

 팔꿈치 외측 관절부위의 움직임이 불안정하면 연골들이 부딪치거나 껴서 통증이 올 수 있다. 갑자기 팔을 쭉 펴면 팔꿈치 뒤쪽에서 강한 통증이 온다. 이때도 흔히 테니스엘보로 잘못 진단될 수 있다.

 테니스엘보로 진단되면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으면 통증은 감소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주사가 이 병 자체의 경과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 즉 스테로이드 주사로 괜찮아졌다면 저절로 나을 수 있는 것일 뿐이다. 스테로이드 주사로는 힘줄의 심각한 손상을 회복시킬 수 없다. 특히 만성인 경우 스테로이드 주사는 더욱 해악이다. 힘줄을 손상시키는 어떠한 치료도 장기적으로는 손해다.

 평소에 작은 통증을 느꼈다면 우선, 고무밴드나 고무공을 쥐어짜는 운동 등을 통해 아픈 부위를 찾는다. 그리고 그 부위에 가벼운 마사지를 하거나 찜질을 해준다. 한두 달이 경과해도 호전되지 않고 악화됐다면 의사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외상과 통증의 10%는 만성화해 일상생활에 끔찍한 해악을 줄 수 있다. 정확한 진단만 이루어진다면 결코 어려운 병이 아니다.

안강 안강병원장
#테니스엘보#팔꿈치#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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