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함께 쓸 수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가 최종 목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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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원 체세포복제 연구 기대감

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한 체세포복제 연구는 2005년 황우석 사태 이후 사실상 진척이 없었다. 하지만 12일 대통령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차병원 이동률 교수팀의 체세포복제 연구에 대해 승인 권고를 내리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종 승인권이 있는 보건복지부도 인간 복제 등을 막기 위한 모니터링 체계만 마련되면 최대한 빨리 승인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이다.

차병원 이동률 교수팀의 연구계획서에 따르면, 이번 연구의 최종 목표는 모든 사람이 함께 쓸 수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만드는 것이다. 체세포복제 배아 연구는 핵을 제거한 난자에 사람의 체세포를 이식해 만든 수정란(배아)에서 난치성 질환 치료용 줄기세포 등을 얻는 게 목표다.

차병원은 2009년 복지부 승인을 받아 동결난자(얼렸다가 녹인 난자)를 이용한 체세포복제 연구를 진행했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2014년과 2015년 미국에서 비동결난자(체취 24시간 이내 신선난자)를 이용해 체세포복제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비동결난자를 이용한 체세포복제에 성공한 건 미국 오리건대, 뉴욕줄기세포재단 등 3곳에 불과하다. 차병원은 올해부터는 동결난자(500개)를 주로 이용해 체세포복제를 재시도할 예정이다.

체세포복제를 통해 얻은 줄기세포 치료제의 면역거부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연구의 주 목적이다. 현재는 어렵게 체세포복제에 성공해도 면역거부 반응 때문에 전체 인구의 약 2%에게만 치료물질을 사용할 수 있다. 차병원은 약 150종의 유전자 타입에서 체세포복제를 해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범용 줄기세포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번 얼렸다가 녹여서 사용하는 동결난자로는 연구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황우석 사태 이후 국내에서 난자 기증 제한 규정이 강화됐다. 동결난자 중 폐기를 앞두고 있거나, 체외수정이 불가능한 미성숙 비정상 비동결난자 등만 연구에 이용될 수 있다. 기능이 떨어지는 난자를 사용하다 보니 완전한 줄기세포를 얻기 어렵다는 게 과학계의 주장이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복지부와 종교계는 비동결난자 사용이 생명경시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비동결난자를 기증해 연구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던 2005년 황우석 사태 이전에는 무분별한 난자 매매, 과배란주사 과다 투입 등 윤리적 논란이 컸다”라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차병원#체세포복제 연구#줄기세포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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