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돛단배’를 띄워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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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차세대 우주선으로 주목

미국 행성협회가 개발 중인 우주 돛단배 ‘라이트세일 2’ 상상도. 라이트세일 2는 우주에 진입한 뒤 접혀 있던 삼각형 돛 4개를 연 모양으로 펼친 뒤 태양풍을 동력 삼아 심우주 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맨위 사진). 돛을 매달고 있는 초소형 인공위성(아래 사진). 미국 행성협회 제공
미국 행성협회가 개발 중인 우주 돛단배 ‘라이트세일 2’ 상상도. 라이트세일 2는 우주에 진입한 뒤 접혀 있던 삼각형 돛 4개를 연 모양으로 펼친 뒤 태양풍을 동력 삼아 심우주 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맨위 사진). 돛을 매달고 있는 초소형 인공위성(아래 사진). 미국 행성협회 제공
재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가 최근 태양계 밖으로 돛을 단 초소형 우주선 1000개를 보내는 계획을 밝히면서 ‘우주 돛단배’는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차세대 우주 탐사선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주 돛단배의 개념은 1924년 옛 소련에서 처음 나왔다. 우주 돛단배는 태양에서 날아온 빛의 입자(광자·光子) 등 고속의 에너지 입자들이 돛에 부딪힐 때 가해지는 힘을 동력 삼아 우주를 날아간다. 이 때문에 ‘태양광 우주선(solar sail)’으로도 불린다. 2005년부터 태양광 우주선 개발에 뛰어든 미국의 비영리 과학단체 ‘행성협회’는 새 태양광 우주선 ‘라이트세일(LightSail) 2’를 9월 쏘아 올릴 계획이다. 》

 
○ ‘라이트세일 2’ 9월 발사 예정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 중인 새로운 우주 돛단배 ‘E-세일’. 가늘고 긴 와이어가 원형을 이루며 돛 역할을 한다. 양극을 띤 돛은 태양에서 날아오는 양성자를 튕겨내면서 그 반작용으로 탐사선을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NASA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 중인 새로운 우주 돛단배 ‘E-세일’. 가늘고 긴 와이어가 원형을 이루며 돛 역할을 한다. 양극을 띤 돛은 태양에서 날아오는 양성자를 튕겨내면서 그 반작용으로 탐사선을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NASA 제공
라이트세일 2는 한 변이 10cm인 초소형 인공위성(큐브샛) 3개를 이어 붙인 뒤 돛을 단 것이다. 무게는 5kg. 우주에 진입하면 접혀 있던 삼각형 돛 4개가 펼쳐지면서 연 모양의 반사판이 된다. 돛의 두께는 4.5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수준으로 매우 얇지만, 면적은 32m²로 인공위성 표면적의 200배가 넘는다.

라이트세일 2는 초속 300∼700km로 불어오는 태양풍을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만큼 연료가 따로 필요 없어 심(深)우주 탐사에 유리하다. 공기 저항이 없는 우주 공간에서는 이론적으로 한번 가속되면 속도가 줄지 않고, 거리가 멀수록 가속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라이트세일 2는 미국 조지아공대의 우주탐사용 소형 인공위성 ‘프록스(Prox)-1’에 탑재돼 이르면 9월 스페이스X의 대형 로켓인 ‘팰컨 헤비’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라이트세일 2의 목표 궤도는 지구 상공 780km다. 이 정도 높이에서는 대기 마찰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지구 궤도를 탈출할 수 있다. 지상 720km에서 프록스-1과 분리된 라이트세일 2는 두 달 동안 매일 1km씩 고도를 높인 뒤 780km에 도달하면 본격적으로 태양풍 항해에 나선다.

라이트세일은 정부나 기업의 투자가 아닌 시민들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개발됐다. 행성협회는 ‘우주로 보내는 셀카(Selfies to Space)’ 캠페인을 통해 1달러(약 1160원) 이상 기부한 사람들의 ‘셀카’ 사진과 이름, 메시지가 담긴 8cm 크기의 미니 DVD를 라이트세일 2에 실어 함께 우주로 보낼 계획이다.

브루스 베츠 행성협회 과학기술연구단장은 “보이저, 아폴로 등 유명한 우주 탐사 프로그램처럼 라이트세일 역시 역사에 남을 우주 탐사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상 레이저로 우주 돛단배 밀어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강력한 레이저를 돛에 쏘아 우주선을 미는 ‘광자 추진체’도 개발하고 있다. 광자 추진체를 처음 제안한 필립 루빈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지난해 10월 시애틀에서 열린 NASA 심포지엄에서 “태양광 우주선이 태양에서 멀어져 광자를 충분히 받지 못할 경우에는 지상에서 레이저를 쏘아 가속시킬 수 있다”며 “광자 추진체를 사용하면 100kg의 물체를 빛 속도의 30%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NASA는 태양에서 날아오는 양성자와 전자를 받아 전기를 생산하는 우주 돛단배 ‘E 세일(Sail)’ 개발 중이다. 브루스 와이먼 NASA 마셜우주비행센터 수석연구원은 “길이 20km, 굵기 1mm인 가늘고 긴 와이어 20개 만으로 원형 돛을 만들 것”이라며 “현재 이 돛이 얼마나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지 시험 중”이라고 밝혔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우주 돛단배#차세대 우주선#라이트세일2#지상 레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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