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의료기관 해외진출 도와 신성장 동력 찾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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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강 안강병원장
안 강 안강병원장
글로벌 경기 불황과 이란 제재 해제에 따라 신성장 동력 확보가 난제로 떠오르면서 의료 한류 문제가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의료 한류는 국내로 입국하는 외국인 환자를 치료하는 사업과 국내 병원이 해외로 진출하여 현지에서 진료하는 사업 두 가지로 대별된다. 국내 환자 유치에 따라 한 해 진료 수입은 56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대한민국 의료 수준이 선진국 수준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한류 바람과 한국 의료에 대한 호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 진출 사업은 여전히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 병원들은 오래전부터 중동에 진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으나 성공 사례가 희귀하다. 과거 국내 병원의 해외 진출 실패 원인으로는 현지 환경에 대한 정보와 해외 진출 경험 부족, 한국과 국내 병원의 브랜드 인지도 저하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국가별 상이한 건강보험 및 인허가 제도, 의료면허 인정 범위 등 의료사업 관련 제도에 관한 상세 정보도 턱없이 부족했다.

이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성모병원, 안강병원 등 4개 병원은 2015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을 순방할 당시, 한국 의료 중동 수출을 위한 선봉대로 참가했다. 이 4개 병원은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등에서 콘퍼런스를 열었다. 그 결과 진료 및 의료 시스템을 통째로 수출하고 한국형 건강검진센터를 개원했다. 또 통증 치료에 관심을 보인 중동 국가에서 환자의 한국 송출 계약, 한국 연수 계약을 맺기도 했다.

최근 중동에서는 의료 수요가 급속히 늘고 있으며, 적극적인 의료산업 정책으로 의료시설 확충과 같은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외국인 투자 시 최소 자본금 요건이나 지분소유에 대한 제한을 폐지하고 소득세와 법인세를 면제하는 등 개방적인 투자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시장은 의료의 각축장이다. 초일류 병원이거나 초일류 기술을 갖고 있지 않으면 중동 진출 자체가 불가능하며 진출한 뒤에도 성공을 보장받기 힘들다. 의료 수출은 1980년대 해외 플랜트 사업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해외 진출을 꿈꾸는 의료기관에 현지에서 필요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먼저 진출한 기관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수집하여 후속 진출 기관에 전달하고, 한국 병원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지원을 아까지 말아야 한다. 또 해외 주재 대사관, KOTRA,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각 병원의 해외사업팀들이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나라 병원이 해외에 많이 진출하면 의료 서비스 품질의 국제적 인정을 통해 국가 이미지 및 브랜드 가치 향상에 따라 유무형의 부가가치가 더불어 창출된다. 그럴 경우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환자도 크게 늘어나는 등 동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안 강 안강병원장
#의료기관#해외진출#의료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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