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은 효과적인 금연 정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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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아직 못 끊으셨나요]美금연정책전문가 조너선 새밋 소장
“값 오르면 청소년 흡연율 떨어져… 한국, 9000원 이상 올려도 돼”

조너선 새밋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국제보건연구소장이 효과적인 금연정책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제공
조너선 새밋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국제보건연구소장이 효과적인 금연정책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제공
“1만 원 가까이 올려야 합니다. 한국의 담뱃값은 여전히 쌉니다.”

흡연과 암 발생에 대해 연구해 온 세계적 역학자이자 금연 정책 전문가인 조너선 새밋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국제보건연구소장(69)은 15일 오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담배 가격을 올리는 건 효과적인 금연 정책”이라고 밝혔다.

새밋 소장은 미국 흡연 관련 연구 7000여 건을 검토해 흡연이 폐암의 원인임을 밝혀낸 학자로 다양한 금연 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특히 그는 우리 정부가 1월 1일부터 담배 가격을 2배가량 올린 것에 대해 매우 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담배 가격이 오르면 특히 청소년의 흡연율이 떨어집니다. 어릴 적 담배를 접하면 중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인 금연 정책인 거죠. 하지만 미국이 11달러, 영국이 17∼18달러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한국은 8달러(약 9000원) 이상으로 올려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흡연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위험하고, 간접 흡연도 직접 흡연만큼이나 좋지 않다”며 “부모가 담배를 태울 경우 자녀에게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녀가 어릴수록 훨씬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니코틴은 분자 구조가 끈끈해서 어디든 잘 붙어 있는데, 아기가 담배를 피운 부모 근처를 기어 다니면 온몸에 니코틴을 묻히게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고 옷을 갈아입어도 흡연한 부모 옆에는 니코틴이 퍼져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 옆에서 아기가 손을 빨면 바로 몸속에 니코틴이 축적되는 거죠. 부모가 담배를 피웠을 경우 아이의 폐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아에게 나타나는 돌연사증후군이 부모의 흡연과 관계있다는 연구도 있죠.”

새밋 소장은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 ‘담배의 폐해, 중독성, 그리고 담배회사의 책임에 대하여’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대한금연학회 등과 함께 개최한 이번 행사에서 새밋 소장은 흡연과 폐암의 관련성에 대해 발표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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