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으로 신약 물질만 골라낸다?…국내 연구진이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2일 14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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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호 교수. 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
류성호 교수. 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
국내 연구진이 현미경을 이용해 신약개발 후보 물질을 간단히 골라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류성호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신약후보 물질을 세포에 처리했을 때 세포막이 얼마나 느려지는지 관찰하고 결합 정도를 측정하는 기술인 ‘smDIMSA’를 개발했다. 이는 단일 분자 수준에서 움직임을 직접 측정할 수 있을 정도의 해상도를 가진 초고해상도 현미경이 있어 가능한 것으로, 항암제인 세투시맙(cetuximab)이 붙을 때는 이 약물을 잡아들이는 수용체가 세포막에서 움직이는 정도가 40% 정도까지 떨어졌다.

지금까지 물질이 세포막에 붙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수용체 단백질을 세포막에서 직접 꺼내 이 단백질과 신약 후보물질의 결합을 방사능 물질이나 금 등으로 측정해 왔다. 이는 실험 자체도 번거롭지만 비용이 회당 30만~60만 원 정도 드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방법을 쓰면 단백질 정제 과정이 필요 없는데다 비용도 회 당 3000원 대로 낮출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1975년 정립된 ‘샤프만-델브룩 모델’을 정면으로 뒤집는다는 학술적 의미도 있다. 샤프만-델브룩 모델은 외부 물질이 세포막에 결합하더라도 세포막의 움직임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현재까지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연구 결과는 화학분야 세계적 학술지 ‘안게반테 케미’ 5월 4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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