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코리아 20년]세계가 놀란 한국, 지구촌 모바일시대 이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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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코넷’에서 오늘까지 변화의 역사

한국에서 인터넷이 상용화된 지 올해로 20년이 됐다. 1994년 6월 20일 한국통신(현 KT)이 국내 최초의 상용 인터넷서비스 ‘코넷(KORNET)’을 내놓기 전까지 한국에서 인터넷은 일부 기업이나 교수, 연구자들만 사용 가능한 네트워크였다. 하지만 코넷 등장 이후 인터넷은 사용료만 내면 일반인 누구나 사용 가능한 통신망이 됐고 20년에 걸쳐 한국 사회와 산업계 전반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만인의 인터넷-모두의 변화로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는 지난달 26일 합병을 선언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는 지난달 26일 합병을 선언했다.
인터넷이라는 신세계가 모든 사람들에게 열린 뒤 이 같은 세상에 가장 뜨겁게 열광한 건 당시 정보기술(IT) 분야에 몸담고 있던 젊은이들이었다. 1990년대에 대학원생 또는 직장인이었던 많은 이들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창업에 도전했고 넥슨(김정주), 다음커뮤니케이션(이재웅), 이니시스(권도균), 네오위즈(나성균), 엔씨소프트(김택진) 등이 그렇게 생겨났다.

이들이 만든 서비스 중에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단 것이 여럿 있었다. 1996년 넥슨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와 이니시스의 전자 지불 시스템, 1999년 네오위즈의 인터넷 채팅 서비스 ‘세이클럽’, 새롬기술의 인터넷 전화 서비스 ‘다이얼 패드’ 등은 각 분야를 선도한 세계 최초 서비스였다.

인터넷 상용화는 이처럼 기존에 없던 서비스와 기업, 산업을 일구는 동시에 한국인의 삶을 전반적으로 변화시켰다. 언제 어디서나 연결이 가능한 인터넷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한국인의 문화와 만나 ‘아이러브스쿨’, ‘다음카페’, ‘싸이월드’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여럿 꽃피웠다. 이 같은 온라인 공간 속에서 게시판, 메신저 채팅, e메일로 교류하는 사람이 늘면서 한국인의 삶은 전반적으로 오프라인에서 모바일로 이동하게 됐다.

특히 온라인 뉴스 및 검색 서비스의 등장으로 생활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금융, 쇼핑의 중심도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시가총액 26조 원대의 네이버 등 한국 산업계의 거물급 IT 기업들 역시 인터넷이 없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20년 변환점, 모바일 경쟁력이 관건


20년이란 시간은 사람으로 따지면 ‘성년’이 되는 시간이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가 급격한 IT 업계의 기준으로는 ‘백수’를 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 시대가 저물고 또 다른 시대가 열리는 전환점이라는 얘기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인터넷 업계에는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바로 유선 인터넷에서 모바일 인터넷으로의 전환이다. 과거 집전화가 이동통신으로 대체되며 수많은 사회상의 변화를 낳았듯 인터넷 역시 PC기반의 유선 인터넷에서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인터넷으로 대체되며 인간의 삶을 전반적으로 바꿔놓고 있다.

2009년 아이폰의 한국 출시를 계기로 본격화된 국내 모바일 인터넷 시장은 현재 유선 인터넷 시장을 넘보며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 검색과 메시징 서비스, 쇼핑 및 금융 결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 세상이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폭증하는 모바일 데이터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탄탄한 통신 인프라가 제일 먼저 갖춰져야 한다. 아무리 좋은 차도 도로가 없으면 달릴 수 없는 이치와 같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을 필두로 한 국내 이동통신업계는 이달 중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광대역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LTE-A) 상용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광대역 LTE-A의 통신 속도는 일반 LTE(최대 속도 75Mbps(메가비트))보다 최대 3배 빠른 225Mbps에 달한다. 그만큼 다양한 고품질 인터넷 콘텐츠를 더욱 안정적이고 빠르게 무선 기반으로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있었던 카카오의 다음커뮤니케이션 합병도 모바일로 수렴되는 21세기 인터넷 업계의 현재를 보여준다. 포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작은 나라의 네이버 라인이 미국의 왓츠앱, 중국의 위챗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하는 건 한국이 누구보다 빨리 인터넷 상용화를 이뤘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경쟁력을 모바일 시대까지 계속해 이어나가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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