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6 최초의 TV를 추억하다 - LG전자 클래식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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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1월 14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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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8월, ‘LG전자, 클래식TV 출시’라는 영 제목만으로는 별 것 아닐 것 같은 보도자료 하나가 이메일로 들어왔다. 내용도 평범했다. 이어 마우스 휠을 아래로 내리고 이메일에 첨부된 사진을 보고 난 뒤 얼굴에 살짝 미소가 번졌다. ‘어라? 이것 봐라? 이거 영락없이 초등학교 때 버튼 돌리던 TV네? 요즘도 이런 TV가 나오나?’


클래식TV는 최근에는 보기 힘든 70~80년대 브라운관TV를 닮았다. 30~40대라면 알지 않을까. 손잡이를 잡고 양 옆으로 열면 드르륵 열리던 TV 나무장 말이다. 그 속에는 항상 애지중지하던 브라운관TV를 보관했다. 그때 그 TV는 어찌 그리 고장도 잘 났었는지. 그래도 잘 고쳤다. 아버지의 두툼한 손으로 TV를 탕탕 내려치기만 하면 멀쩡해지곤 했으니까. 물론, 5분만 지나면 화면은 다시 지직거렸지만…. 아무튼 LG 클래식TV는 그때 그 TV를 떠올린다.


꽤 재미있는 디자인의 TV라는 생각이 들었고, IT동아 기자들과도 해당 내용을 공유했다. 반응은 한결같았다. 다들 얼굴에 기자가 얼굴에 떠올렸던 미소를 띄웠다. 반응도 마찬가지. “버튼 좀 돌려봐요”, “나무로 만든 그 TV장이랑 같이 팔아야겠는데?”, “밑에 빨간색 LG 로고 말고, 예전 왕관 로고가 있었어야지!” 등등. 최신 기술이 아니면 어떤가. 가끔 쉴 수 있는 아날로그 감성도 필요한 법이다.

디지털 속 아날로그, 감성을 추억하다

일단 LG전자 클래식TV의 성능이나 기능을 잠시 뒤로 미루자(뒤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클래식TV라는 제품명처럼 이 제품은 먼저 디자인을 한번 더 강조하고 싶다. LG전자는 클래식TV를 70~80년대 브라운관 TV 디자인을 현대 북유럽 스타일로 재해석했다고 설명한다. 덧붙여 어느 공간, 어느 가구와도 잘 어울리는 ‘가구 같은 TV’를 추구했다.


개인적으로 북유럽 스타일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실용적인 디자인이란 뜻이란다), 확실히 과거 브라운관 TV 디자인만큼은 쏙 빼닮았다. 일단 심플하다. 전면에는 화면과 2개의 큰 다이얼, 3개의 버튼이 전부다. 전체적인 색상도 흰색 한가지. 맨 아래 밝힌 빨간색 LG 로고가 가장 눈에 띌 정도다.


제품 스탠드도 클래식 디자인을 따랐다. 과거 브라운관 TV를 위태위태(?)하게 지탱하던 조그만 받침대가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제품을 벽에 걸거나 화면을 돌릴 수는 없고, 스탠드 고정 형태다. 설치도 간단하다. 왼쪽 오른쪽 위치에 맞춰 나사 하나만 돌려 넣으면 끝. 위치에 맞게 홈에 꽂을 수 있는 구멍이 있으니 헷갈릴 위험도 없다.


심플한 디자인은 원목 소재를 활용한 측면 우드 프레임으로 2개의 큰 채널 다이얼이 포인트다. 위아래 다이얼을 좌우로 돌리면 각각 채널과 음량을 조절할 수 있다. 아래 다이얼을 누르면 전원을 켜고 끌 수도 있다. 돌아가는 각도는 좌우 15도 정도로 별로 힘들이지 않아도 휙휙 돌아간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과거 브라운관 TV 다이얼처럼 드르륵 소리가 났으면 어땠을까. 잘 어울렸을 것 같은데 말이다.


화면 크기는 32인치. 넓은 거실보다 작은 공간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실제 클래식TV는 약 10일 간 IT동아 내 3~4평 공간의 사무실에서 사용했다. 잘 어울린다. 가끔 클래식TV를 업무 시간 종료 후 사무실로 가져와 책상 옆에 놓고 봐도 크게 이상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놀랐다. LG전자의 말마따나 어디에 놓아도 최소한 어색하지 않은 디자인이라 할만하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으로,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다.

제품 전체 크기는 가로 81.2cm, 세로 44.7cm다. 하단 스탠드까지 포함한 세로 길이는 54.2cm. 성인 남성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정도. 두께는 11.4cm이며, 스탠드 폭은 이보다 조금 넓은 22.9cm다. 32인치 화면이 제품 대부분을 차지하기에 TV 자체는 그리 크지 않다. 일반적인 선반이나 책상 위에 올려도 공간이 충분하다. 무게는 성인이라면 충분히 들 수 있을 정도. 실제 IT동아 20대 여기자가 직접 클래식TV를 들고 약 20m를 옮겨 설치했다.


디자인 뿐? 다양한 기능도 담았다

클래식TV를 단순히 디자인만 강조한 TV라고 오해하지 말자. 사용자 편의를 위한 기능 및 TV 자체 성능도 잘 갖췄다. 화면 해상도는 풀HD 1,920x1,080이며, 화면주사율(화신호주파수, 텔레비전에서 1초 동안 보내는 화면의 수)은 120Hz이다. 패널은 LG전자의 IPS를 탑재했다. IPS 패널은 색 재현력이 높고, 각도에 따른 색 변화 등이 적고 밝은 것이 특징(느낌이기에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공식 시야각은 178도다. 작은 거실이나 방이라면 어느 곳에서 TV를 보더라도 동일한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지난 프로야구 한국 시리즈 기간 동안, IT동아 사무실에서 클래식TV로 직원들과 함께 감상했다. 왜 그 시간까지 사무실에 남아 있었는지 따지지 말자. 회사에 남는다고 다 야근은 아닌 법이니…. 아무튼, IT동아 편집부 사무실 공간은 끝에서 끝까지 가로세로 20m 정도. 생각보다 꽤 멀다. 하지만, 먼 곳에 앉은 기자도 클래식TV로 야구 경기를 보는데 별 무리가 없단다. 가끔 득점 소리가 나면 고개를 들고 어떤 상황인지 확인했으니 허투루 하는 말은 아닐 터. 물론, 동료 직원의 빼어난 시력(?)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뚜렷한 영상을 볼 수 있음이라(사실 IPS 패널을 탑재한 다른 TV 대부분도 이와 비슷하다).

사운드 출력은 10W+10W이며, 버츄얼 서라운드 스테레오를 지원한다. 영화, 스포츠,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소리가 이상하게 들린 적은 없었다. 음량은 이 정도면 만족. 소리가 작아 못 들을 일은 없으니 안심하자.


클래식TV 후면 왼쪽에 전원이 있으며, 오른쪽에 유선랜(RJ-45) 단자, HDMI 입력 2개, USB 입력, 안테나/케이블 입력, 컴포넌트 입력, 광 디지털 음성 출력 등이 있다. 이 중 사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HDMI(MHL 지원) 입력 1개와 USB 입력, 3.5mm 단자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측면에 배치했다. 참고로 MHL(Mobile High-Definition Link)은 모바일 기기의 영상/음성 출력과 모바일 기기 충전을 지원하는 기능이다. 스마트폰처럼 작은 화면을 큰 TV 화면으로 연결해 감상할 수 있다.


USB는 포트는 다이렉트 기능을 지원한다. USB 메모리 또는 USB 인터페이스 외장하드 등 다양한 기기를 연결해 동영상/사진/음악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재생할 수 있는 사진 파일은 JPG이며, 동영상은 다양한 포맷을 지원한다. 실제 AVI, MP4, MKV, WMV 등 다양한 동영상 파일을 담은 외장하드를 연결하니, 아래 사진처럼 자체 플레이어가 나타났다.



조작은 리모컨으로 손쉽게 할 수 있었다. 동작 방법 자체가 단순하다. 위아래, 좌우 이동과 확인/종료 동작이면 모든걸 이용할 수 있었다. 파일을 저장한 폴더도 함께 표시해 어떤 파일을 어디에 넣었는지 확인하기도 쉬웠다.


외장하드뿐만 아니라 USB 메모리도 당연히 인식한다. 아, 자막 기능도 지원한다(생각 외로 자막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HDMI를 이용해 노트북을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다. PC 모니터를 생각하면 된다. 클래식TV를 PC 모니터 겸 TV로 사용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했던 동료도 있었다. HDMI는 영상과 음성을 동시에 출력하기에 선을 복잡하게 연결하지 않아도 편리하다. 노트북 화면 설정에서 복제 모드뿐만 아니라 확장 및 1/2번 디스플레이에만 보이게도 할 수 있으니 용도에 따라 변경해 사용하도록 하자.


안테나 또는 케이블을 연결한 뒤 TV 채널을 찾는 절차도 복잡하지 않다. 자동채널 한번만 누르면 끝(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찾는 속도도 빠르다. 아니, 보통이다. 요즘 출시하는 TV는 대부분 빠르니(가끔 오래된 TV의 경우 디지털 채널 찾는 속도가 상당히 느린 경우도 있다). 자동으로 찾고 난 채널은 다음부터 해당 채널 정보도 표시한다.


LG전자가 말하는 ‘응답하라 1966’

한국에 최초로 TV수상기가 등장한 시기는 1954년 7월 30일이다. 기록에 따르면, 미국 RCA사가 한국 대리점에서 20인치 화면의 TV수상기를 일반에 공개했다. 그로부터 약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1966년 8월, 금성이 국산 최초 흑백TV ‘금성-VD191’를 생산했다. LG전자 클래식TV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그 때 그 브라운관 TV가 떠오른다. 당시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당연한 소리다.


지금 한국은 ‘응답하라’ 드라마 시리즈가 한창 인기다. 추억 속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과거 향수를 떠올리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클래식TV는 나름 그 기억 속 발자취를 잘 따랐다. 복잡한 기능, 최신 기술을 담은 TV가 아니면 어떤가. 그 나름의 의미를 담은 제품은 그 것으로 충분한 법이다. 한창 클래식TV를 사용하고 있을 때, 떨어져 살고 있는 어머니에게 클래식TV 하나 보내야겠다는 직원이 있었다. 뭐, 괜찮지 않은가.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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